지금까지 게임 스토리의 중요성과 그 활용 방법에 대해 알아왔습니다. 게임 스토리는 유저들을 게임의 세계로 유도하고, 게임을 즐기기 위한 이유를 주며, 게임의 세계를 구성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지요. 하지만 스토리에 너무 몰입해 영화나 소설처럼 선형적으로 전개 되는 진행 방식을 취하게 되면, 자칫 게임만이 가질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 가는 영역이 줄어들어 게임을 통한 독특한 재미인, 자신만의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가며 게임을 즐기는 행위가 제한 받게 되지요.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사람들은 작가가 이끌어가는 세계에 자연스럽게 몰입합니다. 이는 소설과 영화가 가지는 특성인 자기의 의지가 반영될 수 없다는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사람들이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게임은 유저들이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며, 행동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며, 어떤 상황에서는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전제로 시작합니다. 다시 말해, 게임의 세계에서는 유저가 능동적으로 상황을 풀어나가야 하며, 자신의 행동이 결과에 영향을 미침으로서 도전의식을 발휘하도록 만들며, 이 자율적인 의지가 게임을 풀어나가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는 것이지요. 게임스토리는 이 때문에 주 스토리 라인에 대한 구성 이외에 다양한 추가 요소에 대한 생각들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는 카메라에 포커스 되지 않은 수많은 등장 인물들에 대한 설정은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행인A와 대화해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도 있는 설정을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퀘스트'로 대표되는, 주 스토리 라인을 풀어나가는 요소 이외에 많은 사이드 스토리를 풀어놓음으로써, 유저들이 자신의 의지로 행동해 결과를 만들어 내거나, 또는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게 할 수 있는 연출이 재미를 만들어 냅니다. 이를 위해 게임 회사들은 엔딩을 위해 여러 플롯들을 나열해 놓고 그곳으로 유도하거나, 다양한 엔딩을 마련해 놓고 수많은 루트들을 짜놓지요.
콜 오브 듀티라는 FPS게임이 있습니다. 이 시리즈의 2편인 블랙 옵스에서 주인공은 과거를 넘나들며 세계를 상대로 테러를 벌이는 테러범을 잡는 목표가 주어집니다. 게임을 진행하며 수행하는 미션에서 각 목표(적을 체포, 지정된 장소로 이동)를 달성하는 방법에 따라 유저가 맞닥뜨릴 최종 엔딩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에게 총을 쥐어주며 테러범을 저격하라는 미션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 테러범은 테러범의 술수에 속은 주인공의 친구입니다. 여기서 저격을 하면 친구는 죽고 사태는 파국을 맞지만 저격을 하지 않으면 친구도 살고 주인공도 살고 해피엔딩을 볼 수 있죠. FPS임에도 RPG같은 몇몇 선택분기들은 세계를 테러범의 손에 넘겨줄 수도, 친구와 가족 모두를 희생하고 테러범을 사살할 수도, 아니면 친구, 가족 모두 살고 테러범을 감옥에 넣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진행방식과 그에 따르는 결과를 유저들의 선택에 따라 구성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게임이라는 장르는, 최초로 비 선형적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독특한 장르의 매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게임은 가장 창의적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볼 수 있는 예술 장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최원석 그는? 소녀시대ㆍ빅뱅 등 국내 정상급 스타들을 소재로한 '뮤지션 셰이크' 시리즈를 출시한 둡(dooub)의 대표이사.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 진학할 정도로 수재인 그는 2005년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했다. 모바일 시대의 문이 열리던 2009년 개인 개발자로 시작해 현재의 둡에 이르기까지 모바일 시장의 변화를 온 몸으로 체험해온 인물이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