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사상 유례 없는 불황의 늪에 빠진 가운데,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의 ‘조용한 행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회원사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음에도 협회장의 움직임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금투협회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300여곳의 회원사와 5만명에 달하는 국내 자본시장 종사자를 대표하는 ‘수장’이다. 업계 내 질서 유지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자율규제 역할 등을 전담하며 회원사의 목소리를 금융당국에 대변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대부분의 금융업계 협회장이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데 비해 금투협회장은 160여개 정회원사의 투표를 통해 뽑힌다. 외압이 개입될 여지가 적고 3년 임기가 보장되는 순수 민간 협회장이다.
박 회장은 업계의 많은 숙원사업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이후 박 회장을 비롯한 협회 임원들은 국회 정무위원회나 금융당국과 수시로 접촉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장기펀드 세제혜택이나 NCR(영업용 순자본비율) 개편 논의 등은 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의 한 임원은 “이런 때일수록 협회장이 더 강하게 나서 여론에 직접 호소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박 회장은 지난 7월 코넥스 출범식에 불참하며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박 회장과 일부 증권사 대표들은 중동지역 출장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측은 “석 달 전부터 준비해온 글로벌 행사여서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상장기업 관계자는 “우리들만의 잔치 같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협회의 방만 경영도 최근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투협은 증권사ㆍ자산운용사 등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하면서도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前) 회장에 대한 지나친 예우도 빈축을 사고 있다. 또한 임원들 중에는 순수 민간 자율규제기관이라고 하기 무색할 정도로 관료 출신들이 다수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논란에 싸인 금융투자협회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회원사들로부터 외면받지 않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