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러 나왔다”

지난 해 12월 4일 대선 첫 TV토론회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날린 돌직구다.

꼭 9달만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곡기(穀氣)까지 끊었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한평짜리 돗자리를 펴고 단식에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아홉 달 전과 같은 반향은 없다. 당시에는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은 분노하고, 통진당 지지자들은 열광했다. 이번에는 분노도 열광도 없다. 심지어 이석기 의원도 그녀의 단식 기자회견장을 외면했다.

이정희(정당인/전국회의원/통합진보당대표)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귀태’(鬼胎,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라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일본식 이름인 ‘다카키 마사오’로 호칭하며 비난했다.
이정희(정당인/전국회의원/통합진보당대표)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귀태’(鬼胎,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라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일본식 이름인 ‘다카키 마사오’로 호칭하며 비난했다.

과거 정치권에서 행해진 단식농성은 소수파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다. 지향점이 명확하면 효과도 컸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단식에는 어떤 힘있는 명분도 가치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석기 사태에 이 대표가 내놓은 주장은 “국정원의 날조다”, “마녀사냥”뿐이다. 국정원과 검찰을 진보당을 분열시키려는 세력으로 간주하고, 심지어 폭력시대의 희생자로 자신들을 미화시키기도 했다. 청와대가 국정원, 검찰, 기무사, 경찰 등을 동원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런데 이 모든 주장에 근거는 없다. 당장 국민이 궁금해 하는 RO(지하혁명조직) 녹취록 발언의 진위여부에 대해서는 해명 대신 침묵을 택했다. 진보진영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총명함을 자랑하던 이정희는 오간데 없고, 오기와 악(惡)만 남은 꼭두각시 당 대표만 남은 모습이다.

심지어 정부가 작성한 체포동의안을 보면 이석기 의원은 지난 5월 RO 비밀회합에서 이정희 진보당 대표가 편향돼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지난 4월 초 (이 대표가)북한의 미사일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한 사실을 거론하며 “그거야 말로 현 정세를 바라보는 일관된 편향된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 대표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과연 무엇을 위해 그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지 묻고 싶은 대목이다.

이 대표는 지난 해 통진당 사태로 총선에 나가지 못했다. 당시 이석기 의원이 당의 실질적 최대주주로 드러나면서 얼굴마담이라는 비아냥도 들어야했다. 그래도 대선에 출마했다. 대선 중도포기로 선거비용만 받아갔다는 비난을 들었지만, 후에 당 대표를 꿰어찼다. 세번째 도전에 직면한 이정희 대표. 오뚝이인지, 꼭두각시인지 이번에는 확인될 듯 하다. 민의를 외면하면 바람처럼 사라진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