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른바 ‘조건만남’을 갖자며 남성을 모텔로 꾀어내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A(19) 군 등 4명을 구속하고 B(16) 양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새벽 공사장에서 일하던 C(39) 씨는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16살 여학생으로부터 성매매를 암시하는 ‘조건 만남’ 제안을 받았다. C 씨는 미성년자 성매매가 범죄라는 점을 알면서도 호기심을 이기지 못했다.
그는 B(16) 양을 만나 자신의 차에 태우고 그녀가 유인하는 대로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한 모텔로 향했다. 하지만 C 씨가 B 양을 데리고 모텔방에 들어가는 순간 B 양의 오빠와 친구들이라며 10대 청소년 4명이 모텔방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지금 내 동생을 데리고 뭐 하는 짓이냐”라고 소리지르며 C 씨의 옷을 벗기고 30여 분간 주먹을 휘두르는 등 C 씨를 집단 폭행했다. 또 C 씨의 몸을 뒤져 휴대전화와 현금 7만원도 빼앗았다.모텔을 나온 이들은 C 씨를 강제로 차에 태우고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라고 강요하며 인근 편의점을 돌기 시작했다. C 씨가 현금서비스를 거부하자 폭행과 협박은 차량 안에서도 이어졌다. C 씨는 현금서비스를 끝까지 받지 않았지만 한 시간여 이어진 폭행으로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이달 초 같은 수법으로 두 차례에 걸쳐 C 씨 등 남성 2명을 폭행하고 약 170여만원 상당의 현금과 휴대전화 등을 빼앗았다. 이들은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신고를 주저하는 C 씨를 만나 피해 사실을 조사하게 되면서 결국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스마트폰 채팅 기록,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이들을 붙잡았다.
동네 친구사이인 A 군 등 4명은 모두 학교를 자퇴한 가출 청소년으로 B 양과 이른바 ‘가출팸’을 구성해 지내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10대들의 범죄가 더 대담해지고 치밀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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