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ㆍ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추세에서 기업들이 반대만 한다고 해결될 수 없다‘. 환경오염피해 구제에 관한 법률’ 제정을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요즘 기업 관련 기사를 보면 화학물질관리법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로 연일 설왕설래하고 있다. 이유는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제도라는 것이고,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정책들도 한꺼번에 기업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여론화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자칫 나무만 보다가 큰 숲을 못 보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워서 기업의 경영 자체가 어려워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환경ㆍ안전문제를 소홀히 하거나 미루면 나중에 더 큰 재앙을 맞을 수 있음을 잊어서도 안 된다. 우리는 환경ㆍ안전사고가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고 피해가 해당 기업뿐 아니라 국가적인 수준까지 이를 수 있음을 이미 1년 전 구미 불산사고를 통해 경험한 바 있다.
솔직히 기업 입장에서만 보면 정부 정책이 기업에 부담이 되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요즘의 기업들은 부담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반대 입장만을 고수하지 않는다. 당장은 부담스럽다고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도움을 주는 긍정적 성격의 규제라면 이를 수용할 용의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적어도 사업 활동 전 과정에 걸쳐 스스로 환경영향을 평가하고 구체적인 환경목표를 설정해 자율적으로 환경개선을 도모하고 있는 녹색기업의 입장에서는 제도의 긍정적인 측면을 충분하게 검토하고 있다.
최근 논의가 되고 있는 ‘환경오염피해 구제에 관한 법률’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법률은 환경ㆍ안전리스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잠재된 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이 환경책임보험에 가입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당장은 환경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보험 가입을 통해 예측하지 못한 환경ㆍ안전사고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기업 활동의 불확실성에 대한 사회안전망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다만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설계함에 있어 정밀한 노력이 필요하다. 앞서 제도를 도입한 독일, 미국, 일본 등 선진 정책 사례를 충분히 검토한 결과를 반영하고, 우선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될 필요가 있다.
정책목표는 달성하되, 기업이 갖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히 당장 보험가입을 해야 하는 기업 중 소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보험가입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해당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환경ㆍ안전 리스크를 어떻게 잘 관리할 수 있는지를 정책에 포함해 설계하고 지원해줘야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환경ㆍ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추세에서 기업들이 반대만 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환경오염피해 구제에 관한 법률’ 제정을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활용함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