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지난 8월 30일 저녁 8시10분경 서울 강동구 천호동 천호사거리를 지나던 340번 버스 안에서 한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입석 승객까지 들어찬 ‘만원버스’에 서있던 50대 후반 A 씨가 20대 초반의 B 씨의 가슴을 만진 것이다. 성추행을 당한 B 씨는 곧바로 A 씨를 향해 “당장 (버스에서) 내려라”고 여러 차례 소리를 질렀다. B 씨는 이어 ‘버스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몇 분 뒤 버스가 암사역 정류장에 이르자 A 씨는 재빨리 하차했고, B 씨도 내려 A 씨가 도주하지 못하게 그의 옷을 잡았다. 그러자 A 씨가 갑자기 B 씨의 팔을 수차례 주먹으로 가격하고 반대편 도로로 뛰어가 택시를 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들과 버스에 타고 있다 정류장에서 내린 대학생 최석우(23ㆍ배재대학교 원예학과 재학ㆍ사진) 씨는 이 장면을 보고 곧장 A 씨를 뒤쫓았다. 최 씨는 A 씨가 탄 택시문을 왼손으로 열고 오른손으로 A 씨의 허벅지를 잡았다. 당황한 A 씨는 최 씨의 팔을 주먹으로 때렸지만 최 씨는 허벅지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A 씨는 최 씨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계속 폭행을 가했다. 하지만 최 씨는 허벅지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다행히 3분 뒤 경찰이 도착했고, A 씨는 여성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연행돼 입건됐다.
당시 수많은 시민이 있었지만 B 씨를 도와준 사람은 평범한 대학생인 최 씨가 유일했다. 최 씨는 “3개월 전 한 경찰관이 교통사고를 당한 시민을 용감하게 구해낸 모습이 떠올라 용기를 내 성추행범을 쫓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6월 15일 오전 6시20분께 서울 강동구 상일동의 한 사거리에서 버스와 경승용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휴무였던 서울 강동경찰서 배상복(52) 경위는 친구 아들인 최 씨와 사고 현장에서 40m가량 떨어진 버스정류장 앞에 서있었다. ‘꽝’ 소리가 나자 이들은 급히 사고 현장으로 뛰어갔다. 배 경위는 한치의 망설임없이 심하게 찌그러진 경차로 달려가 강제로 문을 개방하고 61세 운전자를 구출했다. 또 화재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시동을 껐다. 배 경위가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면 차량이 폭발할 수 있었던 급박한 상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