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지속된 역차별로 국내 사업 필요성 못 느껴 … 엇갈리는 정책으로 기껏 일군 산업 위축 우려
"게임산업을 이렇게 궁지로 내몰고, 업계 종사자는 범죄자 취급하는 마당에 굳이 한국에서 사업할 필요가 있나요." 게임을 '마약 취급'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정책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가 답변했다. 최근 신의진 의원 및 새누리당 의원 14명이 발의한 '중독 예방ㆍ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이하 중독법)'과 관련해 게임업계가 들고 일어난 것은 물론, 일반 시민들이 관련법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을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게임의 과몰입 문제가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독성'을 논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알코올,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악으로 규정해 게임의 가치를 격하시킨 것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기심으로 게임산업에 지속적인 규제안을 내놓는다면 '게임산업'을 환영하는 경쟁국가로 둥지를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도 일부 정치인들의 법안 발의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이다. 지난 10월 31일 진행된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및 새누리당 의원, 그리고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중독법에 게임을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국감 '게임 중독법' 문제 있다 지적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게임 중독법'과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는 보다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10월 3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4대중독법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게임을 중독으로 다루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며 "산업 진흥에 중점을 두고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황우여 대표(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신의진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4명이 발의한 '중독 예방ㆍ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이하 중독법)'을 추진했으나 국감 현장에서는 게임 규제에 반대 입장을 펼쳐온 민주당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 상당수가 게임을 4대악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우선 남경필 의원(새누리당.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 협회장)은 "알콜이나 마약은 미성년자가 절대로 할 수 없도록 금하지만, 게임은 허용하고 있다"며 "법과 규제보다는 게임업계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새누리당)도 거들었다. 그는 "창조경제의 핵심인 게임은 약인 동시에 독인 부분도 있으나 4대 중독과는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며 "중독 치료를 병행하는 동시에 산업적 측면에서는 적극적으로 진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유승희 의원도 중독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게임산업은 고용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청년실업 해소, 여성진출 및 1인 창조기업이 용이한 장점을 가진 국가경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며 "이 시점에 게임산업을 규제하는 법안 발의는 스스로 손발을 묶고 외국 게임사에게 국내 시장을 기증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게임산업 진흥에 무게 중심을 뒀던 전병헌 의원(민주당.한국e스포츠협회장)은 게임 중독법에 대해 '꼰대식 발생'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겉으로는 육성 장려해야 한다고 하고 세부적 각론에서는 규제 일변도로 가는 것은 소위 '꼰대적인 발상'으로 위선적인 정책"이라며 "게임이 미래부의 소관 업무는 아니지만 창조경제의 킬러콘텐츠인 만큼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꼬집었다.
중독법 = 게임산업 사망선고 게임을 '중독법'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게임업계, 그리고 일반 시민들도 싸늘한 표정이다. 우선 게임업계는 '중독법은 게임산업의 사망선고'라는 강렬한 어조로 법안 마련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구 게임산업협회)는 공식 홈페이지에 '근조, 대한민국 게임산업'이라는 현수막을 걸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서 '중독법은 대한민국의 게임산업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명명된 성명서도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게임을 중독산업으로 간주하고 규제하려는 '중독법'은 구한 말 추진됐던 '쇄국정책'의 2013년 버전"이라며 "게임산업을 중독물로 규정하는 중독법은 세계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한민국 게임산업에게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리는 잘못된 행위"라는 내용이 씌여 있다. 업계 종사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참여 가능한 서명 운동도 활기를 띄는 중이다. K-IDEA 공식홈페이지에서는 10월 28일부터 '중독법 반대' 서명 운동이 시작, 5일만에 약 8만 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1주일 내로 10만 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서명운동과 관련해 일반 네티즌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활용해 관련 소식을 '퍼나르기'하면서 시민 참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킬러콘텐츠를 죽여야할 콘텐츠로 이해하신 듯"이라고 글을 남기는 한편 또 다른 이는 "이런 역차별을 받고 있으니 우리나라 게임사들이 해외로 둥지를 옮기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SNS를 통한 '중독법 반대' 의사 표명에 유명인도 참여했다. 그 중 가수 신해철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게임중독이 과연 약물중독과 같은 차원인가하는 찌질한 논쟁은 핵심이 아니다"며 "'게임에 중독될 수 있는 권리' 또한 존재할 수 있어야 하며, 오만한 공권력이 함부로 개인의 삶과 가치를 규정하는데서 생기는 해악은 게임중독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악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일부 정치인 이기심 '국부유출' 초래 우려 '게임 중독법'에 대해 게임업계와 일반 시민, 정치권에서도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지만 일부 정치인들이 지속적으로 게임을 규제하려 든다면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영광은 빠른 시일 내에 경쟁 국가에 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한 전문가는 "게임산업은 국내 콘텐츠 수출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 국가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 반해 지난 3년간 우리 정부의 3개 부처가 게임을 규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정치적 이득을 위해 기존에 없던 법까지 만드는 마당에, 현재 '게임 중독법'이 통과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필요할 때 새로운 법을 만들어 규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게임 콘텐츠'는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로부터 규제를 받고 있는데다 '중독법'을 빌미로 보건복지부까지 손을 뻗친 만큼 3중 규제의 고문에 시달리고 있다. 만약 '게임 중독법'이 통과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실효성 없는 규제를 고수하고, 관할 부처를 일원화하지 않는 한, 이 같은 규제 이슈는 반복적으로 쏟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다. 결국 이 같이 소모적인 정책은 향후 게임산업이 쇠퇴의 길을 걷도록 만드는 주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게임업계 관계자들도 입을 모았다. 한 게임사 CEO는 "게임은 글로벌 콘텐츠이고, 해외에서도 환영받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게임사들이 게임산업을 후원하는 국가로 둥지를 옮기거나 그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며 "결국 이는 일부 정치인들로 인해 게임산업이 일궈놓은 수조원의 재산을 해외로 유출시켜 '국부유출'을 초래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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