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국가배상책임 불인정 불구 피해자 157명에 30억여원 지급 “배상아닌 의료비 지원차원”해명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던 정부가 피해자나 유족에게 지원금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의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면서 지원금을 통해 이를 무마하려 한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질환으로 사망한 피해자들에 대해 법원은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2011년 사망 당시 가습기살균제에 들어있던 성분을 유독물로 보기 어렵고, 위해 물질로 판단할 관련 법령도 미비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반면 환경부는 올해 1월말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에게 지급된 정부지원금이 30억2000만원이라고 6일 밝혔다.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피해자로 인정된 168명 중 157명에게 지급됐다.

단 이번 정부지원금은 피해자들의 손해 배상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 아니라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나 유족들의 의료비용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지난해 지원 사업 계획을 세운 것”이라며 “지원금은 가습기살균제 제조 및 판매사를 대상으로 구상권을 행사해 충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11년 8월 “가습기살균제가 폐 손상의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가습기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 및 관리를 받도록 법이 개정됐다.

이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피해에 대한 원인규명이 이뤄졌는데도 정부가 피해자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정부가 위해 물질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피해 예방 및 보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