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이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빚을 내서라도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2조5200억원 수준이던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22일 현재 2조7700억원으로 25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지난 7일부터는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 잔고를 넘어섰다. 12거래일 연속 같은 흐름이다.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가 유가증권시장보다 많았던 적은 2014년 11월 중순 4거래일을 제외하곤 지난 10년 동안 찾아볼 수 없다. 매우 이례적인 현상인 것이다. 두 시장 간 신용융자 잔고 격차도 지난해 11월 중순엔 100억원 안팎이었지만 지난 22일에는 1400억원 가량으로 벌어졌다.

신용융자는 담보를 맡기고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것처럼, 투자자가 일정금액을 증권사에 맡기고 주식을 매매한 뒤 빌린 돈을 갚는 거래다. 증권사들은 위험에 따라 신용거래 종목에 제한을 두거나 거래 가능한 비율을 정해놓는다.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가 급증했단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단 의미로 해석된다. 또 이런 기대가 실제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로 연결돼 상승 연쇄효과를 내고 있단 분석이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23일 589.31포인트까지 오르며 2008년 6월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중 590선을 넘어섰다.

높은 신용융자가 합리화되려면 코스닥 시장이 꾸준히 상승해야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환율과 유가 등 대외변수 노출도가 낮으면서 핀테크와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패러다임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며 “시가총액 대비 낮은 거래대금, 밸류에이션 매력 등을 따졌을 때 코스닥 시장이 추가 상승할 여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마땅한 투자 종목을 찾지 못하면서 코스닥 시장으로 몰려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며 “유가증권시장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코스닥 시장만 단기에 600선을 넘기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전망과 별개로 신용융자는 결국 ‘갚아야할 주식’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가 상승기엔 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일단 화살표가 꺾이기 시작하면 매물 부담이 가중돼 걷잡을 수 없이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남기윤 동부증권 연구원은 “개별주 장세의 지나친 과열 구간에선 신용비율 및 주가 상승이 높았던 종목은 일단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 예정대로 가격제한폭이 현행 15%에서 30%로 확대되면 잘못된 투자판단에 따른 신용융자는 투자자를 벼랑으로 내몰 수 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종목 선정 강화, 담보비율 및 반대매도기간 조정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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