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클리음대 학생, 처음으로 음악감독
어려운 일이지만 패기만만하게 도전
“연주자·관객 모두 즐기는 공연으로”
관객에 클래식 기타악기 매력을 소개
우리나라 음악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연주가가 돋뵈는 좋은 공연 만들겠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오는 6월 16일 서울 강서구 스카이아트홀에서 열리는 ‘대디&미 기타 콘서트(DAD&ME GUITAR CONCERT)’. 그 행사를 지휘하는 음악감독 강승진 씨를 만났다. 코리아헤럴드·필로스문화기획 공동주최로 열리는 콘서트에 앞서 그는 헤럴드미디어를 찾아 자신의 음악 철학을 소개했다. 스무살의 음악도다. 그가 연출할 콘서트 음악감독의 역할이 매우 궁금했다. 강 음악감독은 2005년도생. 그 옛날 어느 가수는 노래했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이승철). 그 노래처럼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강 음악감독은 버클리음대 재학생이다. 버클리음대(Berklee College of Music)는 음악 및 관련 분야의 전문 교육을 제공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교다. 젊지만 뭔가 내공이 있을 법하다. 최소한 신선한 음악감독으로서의 도전이 기대된다.
강 음악감독은 “기타 콘서트의 음악감독으로서 제가 추구하는 바는 연주자와 관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것”이라며 “다양한 음악적 요소와 구성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조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강 음악감독과의 일문일답.
▶버클리음대에 다니는 것으로 아는데, 전공과 관심사항은.
-음악산업과 경영(Music Business and Management)에 흥미가 있습니다. 현재 K팝 문화를 알리고 단순한 인지도가 아닌 음악적인 요소들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유학은 어떻게 가게 됐나.
-노스런던컬리지에잇제주(NLCS Jeju·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Jeju)를 초등학교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교내 음악 활동을 가리지 않고 열정으로 임했습니다. 나중엔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버클리음대를 지원, 장학금을 받으며 재학 중입니다.
▶버클리음대 공부는 국내와 어떤 차별점이 있는 지.
-버클리음대는 음악 및 관련 분야의 전문 교육을 제공하는 세계적으로 유명 학교로, 특히 음악산업과 경영을 결합한 과정을 통해 예술적 열정과 사업적 지향을 동시에 추구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이상적인 교육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 과정은 국내 음대에서는 드물게 제공되는 특성으로, 음악을 둘러싼 산업의 이해를 깊게 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큰 이점을 제공합니다. 특히 버클리음대는 세계 각국에서 온 뛰어난 학생들이 모여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견해를 공유하며 학문적, 창조적 성장을 이루는 장소입니다. 학교는 협업과 혁신을 강조하며, 학생들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수진의 수업은 이론적 지식과 실용적 기술을 동시에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이 교육 환경은 저에게 특히 의미가 깊었습니다. 사업가인 부모님 아래에서 자란 저는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사고를 습득했고, 원래는 그 길을 따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강했기 때문에 버클리음대에서 음악산업과 경영을 공부하며 두 분야를 아우르는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관심있는 음악 분야에서도 사업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술과 지식을 배우며 음악적 열정과 사업적 재능을 동시에 발전시키려 노력합니다. 이 경험은 저를 세계적인 음악산업 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다양한 경력 경로를 개척하는 데 필수적인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믿습니다.
▶Dad&Me 기타 콘서트의 음악감독을 맡게 됐는데 계기는.
-우연한 기회에 ‘Dad&Me 기타 콘서트’ 음악감독 제안을 받았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성장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여태까지의 경험과 지식이 이번 콘서트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음악감독을 맡기로 결정했습니다. 콘서트는 또 다른 학습과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며, 새 경험을 쌓고 음악적 역량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깁니다.
▶콘서트에서 음악감독으로서 추구하는 게 있다면.
-음악감독으로서 제가 추구하는 점은 연주자와 관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다양한 음악적 요소와 구성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조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모든 참여자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되도록 공연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순간을 창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음악감독으로서 어떤 곡에 포인트를 주고 있으며, 어떤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음악세계를 전달할지 궁금한데.
-다양한 곡 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에서 큰 사랑을 받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중심으로 힘을 주고 있습니다. 이 곡을 클래식 기타로 편곡, 나일론 줄이 내뿜는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음색으로 새롭게 표현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익숙한 노래를 통해 많은 우리나라 관객들에 클래식 기타라는 악기의 매력을 소개하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곡을 통해 관객들이 클래식 기타의 독특한 소리와 감성을 경험하면서 음악을 통한 새로운 감동과 깊이 있는 감상을 얻었으면 합니다.
▶젊은 음악도이어서 음악감독은 처음일 것 같은데, 향후 꿈은.
-이번 기타 콘서트의 음악감독 역할은 저에게 첫 번째 큰 도전입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 앞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연주자들이 돋보이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기획하는 음악인이 되고 싶습니다. 저의 꿈은 언젠가 수많은 공연을 기획하면서 그 공연에 한국적 요소를 심어놓고, 한국의 음악 위상을 더욱 높이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제가 음악계에서 제 자리를 찾고, 한국 음악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음악이 어떻게 발전했으면 좋을지 생각하는게 있다면.
-K팝이 현재 유명세를 넘어 더욱 풍부한 음악적 DNA와 고유 색깔을 가진 장르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현재 K팝은 방탄소년단, 뉴진스와 같은 훌륭한 아티스트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매우 높아졌지만, 때론 고유의 음악적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 해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앞으로는 이런 아티스트의 성공을 발판 삼아, 다양한 한국 아티스트들이 모방을 넘어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적 표현과 K팝 정의를 재정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이를 통해 K팝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지속가능하고 창조적인 음악 장르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는 국내외적으로 우리 음악의 질적인 성장을 이끌고 더 깊이 있는 문화적 교류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것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인생관 또는 가치관이 있다면.
-제 인생관은 음악적으로 타협하지 않으며, 이루고자 하는 바를 꼭 이룰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 진정성을 담아 접근하는 것, 결과를 떠나 그런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