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충격 첫 주말…‘서울 유일’ 이슬람 사원을 가다
용산구 우사단로10길 차분한 분위기속 사람들 삼삼오오 테러 얘기땐 분노 표출 상인들 “그들은 술 안마시고 젠틀한 이웃” 우리사회 무슬림에 대한 이해도 낮아 파리 테러 원인 반면교사로 삼아야
서울 시내에는 교회, 성당, 사찰 등 수많은 종교시설이 넘쳐나지만 세계 4대 종교 중 하나인 이슬람교 사원은 단 한 곳 뿐이다.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에서 100m쯤 가다 보면 오른쪽에 1차로 도로가 보이는데 여기서부터 용산구 우사단로10길 39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까지가 이슬람 거리다.
파리 언론사 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주말 서울의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이곳 거리는 여느 때처럼 차분해 보였다. 그곳에서 만난 무슬림들은 이번 테러에 크게 분노하는 모습이었다.
이슬람 서점을 운영하는 인도출신 무니르 아마드(41ㆍMuneer Ahmad) 씨는 “무슬림의 이름으로 사람들의 목숨을 죽일 권리는 없다. 그건 믿음의 행동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들은 자신들이 무슬림이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그들이 진짜 무슬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슬람 교리는 그런 행동을 하라고 절대 가르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부 이슬람 세력이 자행한 여러 테러로 인해 ‘이슬람=테러리스트’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은 피부색과 생활 습관 등이 다를뿐 끔찍한 테러에 몸서리치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태원에서 5년째 슈퍼를 운영하는 이영자(55ㆍ여) 씨는 “무슬림들이요? 걔네들 젠틀해요. 신사지”라고 했다. 오히려 “그 친구들은 술을 아예 마시지 않아 누구를 해코지 하거나 실수하는 일도 없다”고 전했다.
한국 사회에서 무슬림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1 한국의 종교현황’에 따르면 기준 무슬림 인구는 전국 성원(聖院) 11개소ㆍ지회(枝會) 42개소에 한국인 3만5000여명, 외국인 10만여명으로 총 13만5000여명 수준(종단 자체 집계)으로 추산된다.
현재는 문화부 발표 당시보다 더 증가해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이슬람 교도가 약 14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03년 고용허가제가 제정돼 2004년 8월 시행된 이후 ‘3D 업종’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비중이 커지면서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출신 무슬림 등이 입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의 문화 및 경제 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에서 공부를 하기 위한 무슬림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자베르 알자즈 (20ㆍJaber Alajaji)씨는 “아랍과 한국의 무역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 한국에 왔다”며 “무슬림에 의한 테러가 일어났지만 한국사람과 어떤 문제도 겪지 않고, 편안하다”고 말했다.
한국이슬람연구소 관계자는 “국내에 체류 중인 무슬림 외국인의 주요 유형은 노동자, 유학생, 결혼이민자”라며 “이들이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에 대한 호감, 한국에 거주하는 모국 친구의 소개, 한국의 발전된 학문과 기술 그리고 고임금 등이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무슬림에 대한 이해도는 그리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한 손에는 쿠란, 한 손에는 칼’을 든 호전적인 집단으로 매도하고, ‘차도로’를 쓴 여성들의 이미지를 통해 최악의 인권 침해 집단으로 확대 재생산한다. 유럽사회의 무슬림 이민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테러의 한 요인으로 꼽히는 있는 점은 한국사회가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점으로 지적된다.
배두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