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주범 중국 아닌 말레이시아서 생산
미국, 중국산 폴리실리콘 사용 제재로 가치 상승
시장 평균 가격대비 3배 비싸
수요 증가 맞춰 5만6600t까지 증설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태양광 제품의 핵심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국내 폴리실리콘 기업인 OCI홀딩스는 선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사용을 제재하고, 수력발전에 의해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면서 OCI홀딩스 폴리실리콘이 시장 평균 가격보다 3배 이상 비싸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은 1㎏당 6.55달러로 전주(7.05달러)보다 6.6% 하락했다. 2020년 이후 약 4년 만에 6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손익분기점인 1㎏당 8달러대보다 한참 낮다.
전 세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의 약 90%를 차지하는 중국이 증설을 멈추지 않으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공급 과잉이 심해지자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 중 일부는 적자를 기록하고, 생산활동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OCI홀딩스는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전망된이다. 공급 과잉 주범인 중국이 아닌 말레이시아에서 제품을 생산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과거 전북 군산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했던 OCI홀딩스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20년 말레이시아로 거점을 옮겼다. 말레이시아 생산법인 OCIM은 현재 연산 3만5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가격은 중국산보다 약 40% 비싸다. 미국이 지난해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ELPA)’을 근거로 중국산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태양광 모듈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가치가 상승했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가격 변동 폭이 큰 중국산과 달리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가격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OCI홀딩스 폴리실리콘 가격은 현재 시장에서 1㎏당 20달러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 평균 가격보다 3배 이상 높다. OCIM이 수력발전을 통해 저탄소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등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은 데 따른 것이다.
OCI홀딩스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찾는 고객도 늘어고 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태양광 전문 기업인 트리나솔라와 9000억여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태양광 업체 론지마저 OCI홀딩스 폴리실리콘을 사용하고 있다. OCI홀딩스 폴리실리콘을 적용한 론지의 태양광 모듈은 지난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의 수출 허가를 받기도 했다.
연이은 계약으로 OCI홀딩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0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률 예상치는 제조업 평균치인 5~10%를 훨씬 웃도는 약 17%이다. 적자를 면치 못하는 중국 기업과 대조적이다.
OCI홀딩스는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탈탄소 트렌드에 대응해 미국이 태양광 설치량을 늘리는 상황에서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에 새롭게 설치될 태양광 규모 전망치만 38기가와트(GW)다. 5년 전인 2019년 미국에 설치된 신규 태양광 규모(11.5GW)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OCI홀딩스는 OCIM 생산능력을 기존 3만5000t에서 2027년까지 5만6600t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이우현 OCI그릅 회장은 올해 2월 OCI홀딩스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최적의 공정을 통해 생산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