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2010년 1월 11일, 진도 7.0의 대규모 지진이 조그만 섬나라 아이티를 덮쳤다. 인명피해는 수십 만 명, 이재민은 150만 명에 달했다.
사고 5주년, 국제사회는 모두 130억달러의 긴급 구호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난민들은 여전히 빈민가를 형성하고 있고 식수와 전기, 위생시설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등 국민 생활 개선에는 큰 진전이 없다.
미국 NBC방송은 11일(현지시간) 빈곤과 질병ㆍ노숙과 대규모 공공ㆍ민간지원 사이에 격차가 있으며, 아이티에 유행하는 전염병은 ‘구호자금이 전부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만든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2020년까지 구호자금으로 아이티에 배정된 금액은 총 133억4000만달러(약 13조4300억원)에 달한다. 지진 발생 직후 여기에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투입됐으며 미국 정부 역시 배당된 40억달러 가운데 이미 30억달러를 썼다.
미국 적십자는 10달러 문자메시지를 통해 3200만달러를 모금해 아이티에 전달했다. 또 기부ㆍ자선 관련 단체인 ‘크로니클오브필랜스로피’(Chronicle of Philanthropy)는 내년 복구 및 안정자금으로 미국이 14억달러를 줬다고 분석했다.
미 적십자는 지난 5년 간 4억8800만 달러의 자금 사용내역 및 계획을 공개했다. 이들은 태양광 가로등과 모기장 5300개, 1000만달러 규모의 생미셸병원 재건 등에 쓰였다. 침상 300개 규모의 병원도 2200만달러를 들여 세웠다.
그런데도 2010년 150만 명의 난민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영구주택을 가지지 못하는 상태다. 가나안-예루살렘으로 알려진 언덕에는 새로운 슬럼가가 형성돼 최소 20만 명의 난민들이 생활하고 있다. 집은 나무와 양철판으로 만들어졌으며 물도 원활히 공급되지 않고 전기와 위생시설도 부족하다.
지난해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난민촌엔 여전히 8만5000명이 살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은 화장실을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개발 전문가들은 구호자금의 소비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티 정부나 지역 구호팀에 직접 지원되는 대신 해외 계약자를 통해 막대한 양의 돈이 흘러들어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비효율을 초래하고 신뢰성과 투명성 부족을 야기하게 된다고 NBC는 꼬집었다.
미 국제개발처(USAID)는 지역 구호팀에 더 많은 돈이 가야한다며 모금된 돈의 17%를 아이티인들의 손에 직접 들어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뉴욕 검찰 등은 일부 단체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단체는 의심스런 항목에 5만달러가 넘는 돈을 지출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