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50엔대...급속한 엔화 약세’

‘높은 임금 인상률’...3월 인상 결정타

日 마이너스 금리 종료...1월, 4월 아닌 3월 선택한 이유 [세모금]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이틀 간의 통화정책 회의 후 19일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9일 열린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해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으로 1월과 4월 등이 점쳐졌지만 3월에 전격 단행한 이유는 초엔저와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부 금융정책위원들 사이에서 1월 금리 인상안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1월1일 노토반도 지진이 발생하며 1월 인상안은 힘을 잃었다. 여기에다 지난해 11월 불거진 자민당 파벌의 정치자금법 위반을 둘러싼 문제 등으로 곧바로 정책 변경을 시도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1월 “(물가 2% 목표를 실현할 것으로 전망되면) 대규모의 금융완화는 역할을 완수한 것이므로 이후에는 수정을 검토할 것”이라며 올해 조기 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 이에 3월과 4월중 마이너스 금리 종료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됐다.

닛케이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3월보다 4월에 통화정책 전환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더 우세했다. BOJ가 3개월 간격으로 발표하는 전국기업 단기 경제관측 조사 결과와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가 4월에 나와 기업의 임금 상승이나 물가에 관한 데이터가 3월보다 많기 때문이다.

또한 3월 말에는 일본 기업 결산기이기도 해서 3월 금리 인상에는 적잖은 우려가 따랐다.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따라 시장금리가 급상승하면 유가증권의 잠재적 손실이 커지고, 금융기관 등의 결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BOJ 한 관계자는 “3월 마이너스 금리 해제는 (금융 시스템의) 리스크가 있어, 본래는 피해야 할 타이밍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급속히 진행됐던 엔화 약세가 이 흐름을 바꿨다. 지난해 말 141엔대 전반이었던 엔/달러 환율이 올해 2월말 149엔대까지 치솟게 되자 미국과의 금리차를 의식하게 된 것이다.

BOJ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던 2016년 1월 말의 엔/달러 환율은 121엔대였다. 엔화 가치를 낮춰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겠다는 정책의 목표와 달리 8년이 지난 지금은 엔화 약세가 수입물가 상승을 불러일으켜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자 마이너스 금리 지속은 지나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됐다.

여기에다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올해 임금협상 1차 집계 결과가 3월 인상의 결정타가 됐다. 평균 임금 인상률이 5.28%로 3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중소기업의 임금인상률도 4.42%로 32년 만에 높은 수준으로 마이너스 금리 해제의 이상적인 조건이 갖추어진 것이다.

닛케이는 “BOJ가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한 직후 149.2엔 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했던 엔/달러 환율이 150엔까지 급등하면서 리스크는 남았다”며 “우에다 총재가 19일 기자회견에서 “(해제 후에도) 완화적인 통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금리 인상 후에도 엔 매도세가 이어진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BOJ는 2006년 3월에도 양적완화를 해제한 뒤 같은 해 7월 단기금리를 0.25%포인트, 이듬해 2월 0.5%포인트 올린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시장에서는 BOJ가 연내에 적어도 0.25%까지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日 마이너스 금리 종료...1월, 4월 아닌 3월 선택한 이유 [세모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