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줏대감’ KGM 렉스턴 스포츠, 판매량 꾸준
GMC, 이달 초 상품성 개선 2024년형 시에라 출시
기아, ‘모하비’ 기반 풀사이즈 픽업트럭 출시 앞둬
테슬라 사이버트럭 국내 출시도 주목할 변수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KG 모빌리티(KGM)의 독주 체제가 이어져 왔던 국내 픽업 시장에 국내외 주요 브랜드가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면서 신년부터 업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KGM은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브랜드 첫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개발 중이다.
앞서 지난해 3월 일산 킥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바 있는 콘셉트 모델 O100은 도시와 아웃도어를 모두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들을 겨냥, 실용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갖췄다.
앞서 KGM이 콘셉트카 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디자인으로 토레스와 전기차 버전인 토레스 EVX를 선보인 만큼 업계에서는 O100의 양산형 모델 역시 콘셉트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O100에는 KGM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4에서 공개한 무선충전 플랫폼 상용화 기술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GM은 내연기관 모델로서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와 전기차 모델 O100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터줏대감’을 이어가고, 아울러 더 많은 수요층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풀사이즈급 픽업트럭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너럴모터스(GM)의 프리미엄 픽업·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브랜드 GMC는 이달 초 상품성을 개선한 2024년형 ‘시에라’를 시장에 내놨다.
시에라는 전장 5890㎜, 전폭 2065㎜, 전고 1950㎜의 차체 크기를 갖춘 풀사이즈 픽업트럭 모델로, 국내 시장에서는 포드 픽업트럭 ‘레인저’와 직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품성 개선 모델에는 전 트림에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차별화된 배기음을 경험할 수 있는 ‘액티브 가변 배기 시스템’이 탑재됐으며 기존 모델에서 선택 사양으로 제공됐던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옵션이 기본사양으로 변경됐다.
여기에 올해는 기아도 지난 1981년 ‘브리사’ 픽업 모델 단종 이후 약 40년 만에 픽업트럭 모델을 출시하면서 경쟁에 뛰어드는 점이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르면 연내 또는 내년 상반기 내 픽업트럭 모델 ‘타스만’(프로젝트명 TK1)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모델은 기아 플래그십 SUV ‘모하비’를 기반으로 한 모델로, 앞서 기아는 지난해 호주 시장에서도 ‘타스만’을 상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출시 시점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먼저 내연기관 모델이 먼저 출시된 이후 전기차 버전이 추가로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의 경우 북미 시장 전용 모델로 준중형급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유력 자동차 전문지 ‘카 앤 드라이버’가 발표한 ‘2024 에디터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콤팩트 픽업트럭 부문에 오르는 등 북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국내에선 판매되지 않는다.
이외에도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처음으로 선보인 사이버트럭의 국내 출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1월 테슬라가 출시한 사이버트럭은 직선 형태의 디자인과 더불어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사용으로 눈길을 끌었다.
테슬라가 아시아 지역에서의 제품 홍보를 위해 지난달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등 8개 도시에 이어 일본 도쿄에서 투어를 진행한 만큼 이른 시일 내 국내에서도 사이버트럭 공개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양한 신차들이 픽업트럭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픽업트럭의 국내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보다 38.7% 줄어든 1만8199대다. 연간 판매량이 2만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1만9786대를 기록했던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