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국내에 이슬람금융을 유치하기 위해 도입하려했던 수쿠크(채권)법이 사실상 사장됐다.
중동 오일머니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수쿠크 관련 법안이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쿠크법은 국회 회기가 바뀌면서 자동 폐기된 것으로 안다”며 “현재 이와 관련해 별도로 논의된 것이 없고, 국회 재상정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수쿠크에 붙는 각종 세금을 면제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으나 2012년 5월 29일 폐기된 이후 정부는 이슬람금융 도입에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수쿠크는 채권임에도 이슬람율법에 따라 이자 대신 특정 사업에 대한 배당금을 받는 형식으로 이득을 얻는다. 정부는 이자 소득에 면세 혜택을 주는 다른 외화표시채권과 형평을 맞추기 위해 수쿠크에도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했다.
정부는 2009년 9월 29일 수쿠크 발행 시 소득세와 법인세, 양도세, 부가가치세, 취득ㆍ등록세 등 세금을 면제해주는 내용의 조세감면특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기독교계와 일부 정치인들의 반대에 막혀 결국 무산됐다.
금융사나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에 수쿠크와 같은 이슬람금융이 도입되면 기업과 국가의 자금 조달을 다양화할 수 있어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업체 무디스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이슬람금융은 연간 15%대의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중동계 오일머니가 전 세계 투자의 큰 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에 이슬람금융을 도입하려면 사장된 수쿠크법을 되살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이슬람금융이 증권사의 수익창출에 도움이 되고, 국가 자금도 장기로 조달할 수 있어 우리 경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