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자바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에어아시아 여객기(편명 QZ8501) 수색 작업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장비가 남다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3월 인도양에서 추락한 말레이시아 항공기 수색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러시아가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궁지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사회 복귀를 위한 발판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에어아시아기 수색에서 군사장비를 뽐내고 있다”면서 “수색에 참여한 국가 중 러시아가 유독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에 수색 본부를 꾸린 러시아 긴급상황부(EMERCOM)의 에두아르드 치지코프 대표는 이날 중부 칼리만탄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 2일 항공기 2기와 심해 잠수부 22명을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자바해에 급파한 러시아 수색팀 총 규모는 인원 5000명, 항공기 20편, 선박 60척, 앰뷸런스 40대, 잠수부 95명 등이다.
그 가운데는 수륙양용 항공기 BE-200과 원격 조정으로 해수면 300m 아래까지 들어갈 수 있는 5000㎏ 잠수정도 포함돼있다. 이 잠수정은 해저에서 항공기 블랙박스의 음파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음향 장비도 탑재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러시아가 에어아시아기 수색 작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에서 러시아의 군사력을 과시해 향후 입김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상에서 중국과 일본, 동남아 국가들이 치열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에어아시아기 수색 참여를 발판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싱가포르 국방전략연구소(IDSS)의 콜린 코 연구원은 “러시아로선 자신들의 (군사)역량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면서 “인도네시아에 베푼 호의는 향후 군사 협상에서 (러시아에)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추락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사고로 피해를 입은 국가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달래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여객기 탑승객 298명 가운데 인도네시아인은 12명이다.
말콤 데이비스 호주 본드대 교수는 “당시 사건은 러시아에 대한 인식을 전략적 파트너에서 적(敵)으로 바꿔놓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에어아시아 수색을 통해) 신뢰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