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고졸도 인생역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법고시’, ‘있는 자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로스쿨’.
극단적인 이분법에도 불구하고 현 법조인 선발 시험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적으로 이 두가지로 양분된다. 그러나 로스쿨 제도가 장기간 시험 공부로 인해 치러야 하는 개인적ㆍ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현행 사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나온 만큼 양자를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도 없다.
이미 사시 존폐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고, 사시는 2017년이면 전면 폐지된다. 그럼에도 사시 폐지가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아니면 더 이상 제도 자체가 무의미해진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시 존폐를 놓고 전개되는 ‘사다리론’의 기원은 장하준 교수의 저서 ‘사다라 걷어차기(Kicking Away the Ladde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장 교수는 세계경제가 이미 선진국이 된 국가들이 현재의 지위를 누리기 위해 자신들이 사용했던 무역보조금, 보호관세, 정책금융 등의 ‘사다리’를 못 사용하도록 금지시키고 있는 행태를 꼬집고 있다.
사시 존치를 옹호하는 근거로 언급되는 ‘사다리론’은 가진 것 없는 서민이 혼자 공부해서 변호사나 판ㆍ검사라는 직업 상승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직 대통령도 그랬고, 사회 각계각층으로 진출한 인물 중에는 고졸 출신임에도 사시 합격으로 ‘개천에서 난 용’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폐지론자들은 최근 4년간 고졸출신 사법시험 합격자는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들어 반박한다.
오는 12일에 치러지는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서도 사시 존폐와 관련한 공약이 후보자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후보는 로스쿨을 통폐합하고 사시를 존치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제시한 반면, 또 다른 후보는 로스쿨 3기 졸업생이 이미 나왔고 신규 배출되는 변호사를 감축하기 위해서라도 사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법조계 내부에서도 논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이다.
실제로 하창우(60ㆍ사법연수원 15기) 후보는 사시 존치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당선이 되면 사시존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국회ㆍ법무부 등 대관업무 전담부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박영수(62ㆍ연수원 10기) 후보는 사법시험 폐지에 찬성하고 있다. 사시를 존치 시키면 변호사 200명이 추가로 배출되기 때문에 변호사 수를 줄이자는 주장과 맞지 않는다는 게 주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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