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중국·일본-몽골과 중앙아시아-동남아 중심의 동양,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양 사이에 있는 지역을 중동 또는 중양이라 부른다. 사우디-튀르키예-이집트-이란-지중해 동남부연안 일대이다.
동양에서는 2024년 용의 해이지만, 중양을 대표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를 낙타의 해로 정했다. 유엔 역시 2024년 한 해를 ‘세계 낙타의 해’로 선포한 바 있다.
낙타는 물 없이 사막에서 150㎞를 여행할 수 있어, 인내, 끈기, 적응을 보여주는 대표 아이콘이자, 회복력과 영속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중양에서 낙타는 ‘사막의 배(船)’로 불린다. 낙타는 건조한 땅을 가로지르며 다양한 문화권을 연결시키는 다리가 되어왔다.
낙타는 중양 지역의 삶과 사우디 왕국의 문화유산 형성에 뿌리 깊은 영향력을 미치며 특별한 역할을 해왔다. 사우디를 대표하는 동물이자 전통적으로 생계 수단이 되어온 낙타는 예술, 공예, 문학에 반영되어 광범위한 문화 유산의 기반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들은 인간과 낙타 사이의 끈끈한 유대감이 주요한 유산이자 힘이라고 여긴다.
고대 인류가 낙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한 전통과 유산은 매우 깊다. 사우디 왕국 북쪽 지역에 위치한 알 자와프(Al-Jawf) 지역에서 발견된 실물 크기의 낙타 조각의 기원은 약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알헤다아(Alheda’a)로 불리는 특별한 구전 전통은 낙타 목동들이 이 상징적인 사막 동물과 소통하고, 낙타 무리를 부르기 위해 사용했던 것으로 동물과 목동 사이의 강한 유대감을 상징한다.
이외에도, 낙타 경주와 예쁜 낙타 선발대회의 전통은 상상력을 자극하며 낙타 주인들에게는 자부심을 심어준다.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는 올 한해 낙타에서 영감을 받은 예술, 패션, 삶의 질, 전통 요리 및 지속 가능성 실천 방안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을 전시회, 교육 프로그램 등 이벤트를 통해 조명할 예정이다.
때마침 한국 광주광역시에 있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도 낙타 유물을 비롯해 중양의 문화유산을 보여주는 ‘아라비안 나이트’ 전시를 진행중이다.
사우디 문화부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낙타의 해 행사는 낙타를 주제로 한 조상들의 전통을 보존하고 지속하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지역 예술가, 작가 및 장인들을 지원할 것”이라며 “사우디의 오랜 역사와 낙타와의 동반자적 관계를 조명해 문화적 협력과 대화를 위한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