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30일 ‘국내외 경제동향 및 전망’ 발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격화하면 비용충격 직면

반도체 경기 회복 땐 성장률 0.2%포인트 상승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한국은행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중동 분쟁 심화를 전제로 내년 성장률이 1%후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가 상승률은 오히려 올라 2%후반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고물가·저성장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경우 성장률과 물가가 동시에 0.2%포인트 가량 올라갈 것이라고 봤다.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인플레가 일어난다면 수요 측 요인이 작용하게 된다.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건강한 인플레이션’이다.

한은은 30일 발표한 ‘국내외 경제동향 및 전망’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다시 심화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차 파급효과가 확대되는 경우, 내년 성장률이 1%대 후반(1.9%)으로 낮아지는 반면 물가상승률은 기본 전망(2.6%)을 다소 상회(2.8%)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내년 성장률이 기본 전망 대비 0.2%포인트 하락하고, 물가 상승률은 0.2%포인트 높아질 것이란 추정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다시 격화하면 주요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차 파급효과도 자연스럽게 확대된다. 원유 및 천연가스의 주요 생산지이자 운송경로인 중동지역 갈등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비용충격 형태로 우리 성장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가의 경우 수요 측 압력은 낮아지겠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이 비용 상승 압력을 높이는 데다 이에 따른 파급영향이 커지는 경우 근원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더디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비용 견인 인플레이션 기조가 강화되면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소비가 위축된다.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더 짙어질 수 있다.

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는 경우엔 성장률이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 경우에도 물가는 오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경기 회복과 인플레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인플레가 일어난다면 수요 측 요인이 작용한다.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경기엔 긍정적이다.

한은은 “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는 경우 수출과 투자 회복흐름이 강화되면서 내년 성장률은 2%대 초중반(2.3%)으로, 물가상승률은 2%대 중후반(2.8%)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국 산업정책 및 친환경 전환이 글로벌 투자를 촉진하고 최근 인공지능의 빠른 진보가 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빠른 반등으로 이어질 경우 2024년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모두 0.2%포인트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유로지역 회복기금 등 주요 선진국 산업정책으로 기계·장비 등 우리나라 자본재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고, 인공지능(AI) 산업의 가파른 성장으로 고성능·고용량 반도체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경우 국내 투자 및 수출은 예상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물가는 수요 측 압력 증대와 글로벌 투자 수요 확대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상방압력으로 동시에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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