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친환경車인증센터를 가다
900도 가열...3시간후 폭발 확인
강화된 12개 항목 안전성 시험평가
#. 초대형 버너에서 불꽃이 하나둘 점화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전기차 배터리 전 부분이 화염에 휩싸였다. 약 1분간 배터리를 활활 태운 버너가 꺼지자 메케한 연기가 가득 차올랐다.
이는 자동차 사고 현장이 아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광주에 구축한 ‘친환경 자동차·부품 인증센터’의 실험 장면이다. 지난 23일 헤럴드경제가 방문한 센터 내 화재시험챔버에서는 배터리 연소시험이 한창이었다. 가혹한 환경에서 철저하게 배터리의 화재 위험성을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센터 내부에서는 이 실험을 ‘배터리 불지옥’, ‘배터리 화형식’ 등으로 부른다.
화재시험챔버 천장에는 연기를 빨아들이는 초대형 후드가 설치돼 있었고, LPG(액화석유가스) 버너 위에는 실험을 위한 전기차 배터리가 놓여있었다. 800~900도로 약 150초간 배터리에 불을 붙인 뒤 3시간 후에 폭발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특히 LPG로 초대형 버너를 만들어 실험한다는 것이 이곳의 차별화된 특징이다. 기존 국제 표준은 커다란 그릇에 휘발유를 담아 불을 붙이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한국에서 처음으로 LPG 형식을 제안, 국제 표준 시험 기준으로 채택됐다.
문보현 미래차연구본부 미래차연구처 책임연구원은 “휘발유는 반복성과 재현성이 떨어지는데, LPG는 누가 시험해도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며 “한국에서 시험한 방식이 국제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1987년 개원한 국토교통부 산하 연구기관이다. 자동차의 제작결함조사, 자동차 안전도평가사업, 안전기준 국제화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자 광주 빛그린산단 내 2만9916㎥ 부지에 자동차·부품 인증센터를 새롭게 설립했다. 센터는 화재시험챔버, 배터리시험동, 충돌시험동, 충격시험동으로 구성돼 있다.
센터에서는 국제기준(10개 항목)보다 강화된 12개 항목의 배터리 안전성 시험평가가 이뤄진다. 배터리 연소시험을 비롯해 배터리시험동에서는 ▷열충격 ▷단락 ▷과충전 ▷과방전 ▷과열방지 ▷과전류 ▷침수 ▷진동 ▷충격 ▷압착 ▷낙하시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침수시험은 한국이 국제화를 준비하고 있는 분야다. 해수 평균 염도의 염수에서 배터리를 1시간 완전 침수 한 뒤에도 발화나 폭발이 없는지를 테스트한다. 미국·유럽연합(EU) 등 대부분의 국가는 아직 배터리 침수시험을 의무화하지 않은 상태다.
또 센터는 주차 중 화재 안전성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주차 상태에서 화재가 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대응책이 없어서다. 주차 중 화재가 날 경우 차의 BMS(Battery Management System)가 상시 모니터링을 해 자동으로 소방이 출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전준호 미래차연구본부 안전연구처 처장은 “제작사가 기술을 도입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센터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광주=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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