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정부가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내년 1월중 남북회담을 갖자고 제의한 가운데 북한은 별다른 반응 없이 통준위에 대해 체제통일을 본격화한다는 비난만 쏟아냈다.
북한은 29일 판문점을 통해 류길재 통일부장관 명의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 앞으로 발송된 회담 제의 전통문을 수령했지만 30일 오전까지 가타부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은 오히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통준위에 대한 비난을 퍼부었다.
신문은 ‘체제통일의 개꿈에 사로잡혀’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에서 “체제대결책동을 본격화할 기도 밑에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낸 괴뢰패당은 그 산하에 각 분과를 두고 ‘통일대비’니, ‘공감대형성’이나 하며 분주탕을 피워댔다”고 비난했다.
통준위가 준비중인 ‘통일헌장’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말해 우리의 존엄 높은 사회주의제도를 해치고 저들의 썩어빠진 미국의 식민지 통치체제를 전 조선반도에 부식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동족 사이의 불신과 대립을 격화시키고 종당에는 전쟁밖에 몰아올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박 대통령의 통준위 회의를 언급하며 ‘괴뢰집권자’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신문은 ‘악랄하게 감행된 반공화국 심리모략전’이라는 또 다른 제목의 기사에서도 통준위가 국민대통합위원회와 함께 대북전단을 살포한 민간단체를 재정적으로 후원했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그동안 통준위에 대해 ‘흡수통일의 전위부대’라며 날을 세워왔던 흐름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통준위가 남북대화 주체에 나선데 대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통준위가 대북정책을 이행하는 기구도 아니고 대통령 자문기구이자 연구기구라 할 수 있는데 전면에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현 상황에서 북한이 통준위를 상대로 대화에 나설지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도 새해에는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는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북소식통은 “북측이 통준위에 대해 오해하는 측면이 있는데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대화의 형식이나 의제 등은 조율될 수도 있지만 북측도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가 있다면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