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 견제용 反보조금 조사예고

폴란드·헝가리공장 둔 韓기업 유리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중국의 전기차 굴기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성장 엔진이 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유럽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비율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유럽에서 64%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주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12면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은 ‘편향된 보호무역주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연례 정책연설에서 “보조금을 지원받고 가격을 낮춘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줴팅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체인과 공급망을 심각하게 교란, 왜곡하는 적나라한 보호무역주의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럽이 이 같은 제재에 나선 것은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유럽 내 중국 업체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21년 3.8%에서 지난해 5.9%, 올해 3분기 기준 10.1%까지 증가했다. 2020년 불과 16.8%였던 중국의 EU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4%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이 68.2%에서 63.5%로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EU는 최대 13개월의 반보조금 조사 기간을 거친 뒤 10~15%의 추가 관세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현재 중국차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 르노, BMW 등 중국산이 아닌 브랜드도 중국에서 생산됐을 시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결국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처럼 유럽 내에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생산부터, 전기차 조립까지 이뤄져야 세금 등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은 2017년부터 폴란드와 헝가리를 중심으로 선제 투자를 단행해 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EU 내 가동 중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3사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116.5GWh로 EU 전체 배터리 생산능력(274.2GWh)의 42.5%를 차지했다. 3사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63.5%에 달했다. 국내 기업들은 양극재(에코프로비엠), 분리막(SKIET), 동박(솔루스첨단소재) 등 배터리 소재·부품 공장도 대거 운영 중이다. 향후 현지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중국 기업들이 EU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U는 이번 반보조금 조사에 앞서 역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해 왔다. 올해는 ‘지속가능한 배터리법’을 비롯해 특정국 공급의존도를 줄이는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을 발표했다.

이에 CATL, 궈시안 등 중국 기업들 현지 생산거점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CATL은 지난해 말부터 독일 에르푸르트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헝가리 데브레첸에도 연산 100GWh 규모 공장을 2025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궈시안은 독일 괴팅겐에서 올해부터 일부 라인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궈시안의 유럽 내 첫 번째 생산거점이다. 중국 SVOLT, AESC도 각각 독일, 프랑스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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