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장기채 현물 투자 ETF 인기몰이
상장 6개월 만에 순자산 3100억원 돌파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고금리 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개인투자자들이 향후 매매차익을 노리고 미국 장기채 ETF(상장지수펀드)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가 국내 상장된 미국 투자 ETF 중에서 개인 순매수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14일 기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를 1723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주식 및 채권 투자 ETF 126개 중에서 가장 규모가 컸다. 특히 지난 7월 21일부터 이달 14일까지는 39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이에 해당 ETF의 상장 6개월 만에 순자산액 3100억원(3167억원)을 돌파했다.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해 3월부터 단 한 번의 인하 없이 11회가량 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금리 하락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비례해 금리 인하 시 자본차익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잔존만기(듀레이션)가 길수록 금리 하락 시 더 큰 자본차익을 누릴 수 있다.
이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미국 초장기채 현물 투자 ETF다. 비교지수는 ‘Bloomberg US Treasury 20+ Year Total Return Index’로, 미국 재무부에서 발행한 30년 국채 중 잔존만기(듀레이션) 20년 이상 채권을 편입하고 있다. 해당 지수의 듀레이션은 17.35년, 만기수익률(YTM)은 4.45%이다(13일 기준).
거래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해당 ETF의 보수는 0.05%로,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사 ETF인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 보수 0.15%)'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TLT는 연초 이후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가 순매수한 해외 상장 ETF 종목 상위 5위(순매수액 2억4064만 달러)를 차지했다. 다만 실적배당형 상품인 만큼 운용 결과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는 미국 장기채 현물을 담기 때문에 선물 혹은 합성형 ETF와 달리 투자 원금이 아닌 채권 이자수익을 월배당금으로 활용하는 것이 장점”이라며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한도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