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철학의 명저이자 고전으로 꼽히지만 난해하기로 이름높은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와 펠릭스 과타리의 ‘안티 오이디푸스’가 새로 번역 출간됐다. 들뢰즈 철학을 꾸준히 연구해온 철학자 김재인이 프랑스어 원전부터 독일어, 영어, 일본어 등의 번역본까지 연구해 내놓은 결과물이다. ‘
안티 오이디푸스’는 자본론의 카를 마르크스와 정신분석학의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니체로 넘어섬으로써 근대를 넘어 서양 현대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힌 저작이다. 들뢰즈와 과타리는 프랑스의 68년 5월 혁명 과정에서 제기되고 나타난 현상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왜 그토록 강렬하게 욕망을 분출했는데도 왜 금방 보수화되고 말았는가에 대해 성찰하고, 이런 일들이 어떤 조건에서 생겨나는지, 어떻게 해야 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탐색한다. 이 책에는 들뢰즈와 가까웠던 미셸 푸코가 영역판에 써준 서문 ‘비-파시스트적 삶의 입문서’가 실렸다. “정치적 금욕주의자와 욕망의 서툰 기술자, 파시즘’을 이 책이 대면하는 ‘적’이라는 미셸 푸코의 서문은 교조적 마르크주의와 정신분석학, 그리고 억압적 정치체계에 맞서 욕망의 전복적 상상력을 복원하려 했던 이 책의 훌륭한 가이드이다.
여전히 난해하지만, 최대한 원전의 뉘앙스를 살리고, 한발 더 다가가기 쉽게 풀이한 역자의 고투가 완성도를 높인 철학번역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