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 장마전선 발달...300㎜ 이상도

필리핀 발생 태풍 ‘탈림’ 비구름 영향 우려

장마(정체)전선이 머물면서 호우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충청·남부지역에 이번주까지 ‘물폭탄’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반도 남북에 각각 형성된 고기압과 저기압이 부딪히면서 남부지방에 정체전선이 강하게 발달한 가운데, 필리핀에서 발생한 태풍 ‘탈림’도 비구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8일까지는 남부지방에 정체전선이 계속 머무르면서 전국에 강한 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반도를 중심으로 북쪽에는 한랭 건조한 공기를 밀어넣는 절리저기압이, 남쪽에는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두 기압이 서로 충돌하면서 한반도 동서 방향으로 압축된 정체전선에 예년보다 더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가 천천히 북상하면서 남부지방에 정체전선이 머물고 있다. 기상청은 18일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더 넓히면서 정체전선이 더 강화될 것으로 봤다. 17일 새벽부터 낮 사이에는 충청과 경북권에 시간당 30㎜ 안팎의 집중호우가, 18일에는 충청과 경북·전북에 시간당 30~60㎜로 극한호우 수준의 비가 내리겠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전라·경상권 100~250㎜, 많은 곳은 300㎜ 이상까지 예보됐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전날 수시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많은 비로 피해가 발생한지역과 앞으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 일치한다”고 했다.

필리핀에서 발생한 태풍 ‘탈림’도 이 기간 비구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탈림은 지난 15일 필리핀 북쪽에서 발생해 지난 17일 중국 홍콩 남쪽을 지나고, 18일부터 베트남 하노이쪽으로 향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탈림이 지금보다 세력을 키울 것으로 보이나 제주도 가까이는 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태풍과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서 수증기가 유입돼 비구름을 발달시킬 수 있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한 폭우는 주중 들어선 잠잠해지겠다. 다만 장마가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 주말이나 다음주께 정체전선이 다시 북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19일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주다 이날 밤부터 점차 남쪽으로 내려가지만, 주말인 22~23일 사이 다시 북상하면서 다시 전국에 비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반도 주변 기압계 변동성이 큰 만큼 장마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예년과 달리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내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상청은 올해부터 긴급재난문자에 ‘극한호우’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극한호우 안내문자는 1시간 강수량 50㎜, 3시간 90㎜가 동시에 충족될 때 발송된다. 올해는 지난 11일 서울 동작구가 극한호우 기준을 처음 충족했으며 13일부터 16일까지 충청과 경북 등 남부지방에도 나흘간 극한호우가 계속됐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장)는 “한반도 북쪽의 저기압과 남쪽의 고기압의 강도 차이, 고기압 가장자리에 공급되는 수분량, 서태평양 지역 수온 상승 등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변화가 직·간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장마기간 강수량은 이미 평년 수치를 뛰어넘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중부지방 강수량은 489.1㎜로 평년(378.3㎜)보다 약 30% 많았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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