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ETF 전성시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RX ETF시장 순자산총액 100조원 돌파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뒷줄 왼쪽부터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홍융기 KB자산운용 전무. [한국거래소]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상장지수펀드(ETF)가 순자산 총액 100조원을 돌파하며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2002년 ETF가 한국 시장에 소개된 이후 21년 만이다. 올 하반기에도 ETF 시장이 커진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증시 전문가는 반도체·자동차·소부장 등을 담은 ETF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ETF '100조 시대' 개막=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733개 ETF의 순자산 총액은 100조312억원으로 집계됐다. ETF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펀드다. ETF 순자산총액은 시장 개설 4년 만인 2006년 8월 1조원을 넘어선 이후 ▷2021년 12월 70조원대 ▷2022년 11월 80조원대 ▷2023년 2월 90조원대를 각각 돌파했다.

공모펀드 시장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2006년까지만 해도 공모펀드 가운데 ETF 시장 비중은 1.7%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46.2%로 절반에 가까워졌다. 국내 주식 시장 규모 대비 ETF 시장 규모는 3% 수준에 그치는데, 10% 내외인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낮은 편에 속한다. 거래소는 앞으로도 ETF 시장 성장을 위해 기초자산 다양화, 해외형 라인업 강화, 액티브 ETF 운용 자율성 확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100조' ETF 전성시대…
[NH투자증권]

올 상반기엔 대형주를 담은 ETF가 강세를 보였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기업에 투자하는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와 'KODEX 미국FANG플러스(H)'는 연초 이후 6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대형주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45% 안팎으로 담으면서 반도체에 집중 투자했다.

▶하반기도 대형주·반도체 '유망'=증시 전문가는 올 하반기 투자 전략도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봤다. 대신증권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진입한 한편, 글로벌 경기는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단기 변동성이 커질 때, 기존 주도주(반도체·2차전지(셀)·자동차)들의 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어 중장기 유망 ETF 상품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을 담은 'KODEX 자동차'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에 투자하는 'KODEX 삼성그룹', ▷미국 테크 기업 상위 10개를 담은 'TIGER 미국테크 TOP10 INDXX' ▷비메모리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투자하는 'KBSTAR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등을 제시했다.

'100조' ETF 전성시대…
[신영증권]

특히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다룬 ETF가 다시 인기몰이에 나선다는 전망도 나왔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 재구축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 도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는 지난 5월 소부장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며 "2차 소부장 사이클이 올 것으로 기대되며 소부장 펀드 또는 IT 및 테크 섹터 펀드들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산시장의 혼란 속에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려면 다수의 우량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투자해야 한다"며 "펀드도 한두 개의 펀드가 아닌 국내외 펀드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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