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지난 3월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쇼우지 추 틱톡(TikTok) CEO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의 질문 세례에 진땀을 빼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추 대표의 답변 시간보다 의원들의 질문 시간에 청문회가 더 많이 할애됐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특히 나네트 바라간 민주당 의원은 추 대표 자녀도 틱톡을 사용하는지 캐묻고 몰아세우는 장면을 연출했다. 추 대표는 ‘싱가포르에서는 13세 미만 어린이용이 없어 사용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의회 청문회장에서 성토당하던 모습과 정반대로 이번 달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추 대표는 번쩍이는 디스코 조명을 한 몸에 받으며 경쾌한 음악과 함께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추 대표는 인도네시아 전통의상 바틱(Batik) 셔츠를 입고 자카르타의 행사장에 나타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동남아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며 “특히 인도네시아에는 향후 5년 동안 100억달러(13조29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통 큰’ 결단에 정부 관계자와 팬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제재에 직면한 틱톡은 서둘러 대체 시장을 마련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미 영국과 뉴질랜드를 포함한 몇몇 국가에서는 공공기관용 기기에서 틱톡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동남아시아는 약 7억명의 인구를 가진 시장이며, 동시에 틱톡이 주로 타겟하는 1020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향후 2년 내 다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3000억달러(390조 8400억원)의 기업 가치를 목표로 하는 만큼 동남아시아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이 회사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이슈다.
틱톡은 동남아시아에서 2021년에야 출시되었지만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이 회사의 매출에 정통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앱 내 이커머스(e-commerce)인 ‘틱톡샵’ 인도네시아 매출은 올해 50억달러로 지난해 매출의 두 배 이상을 달성할 예정이다.
또 동남아시아 지역 전체로 보면 올해 150억달러의 총 상품 매출(GMV)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틱톡 샵에서 나오는 전세계 매출의 대부분일 뿐만 아니라 작년에 기록한 44억달러에서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하지만 틱톡의 행보가 모두 장밋빛은 아니다. 이미 동남아시아에는 중국 텐센트의 지원을 받는 쇼피(Shopee)와 알리바바가 소유한 라자다가 이커머스 플랫폼의 양대 산맥을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1년 넘도록 비용 절감을 해가며 이 지역에서 사업을 끌고 왔기에 호락호락한 경쟁상대는 아니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또 서방보다는 덜하지만 동남아시아 각국 정부들도 틱톡에 마냥 우호적이지는 않다.
베트남 정보부는 지난 4월 틱톡의 “유해한” 콘텐츠가 “베트남의 청소년, 문화, 전통에 위협이 된다”며 틱톡을 조사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이전에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다른 빅테크 기업에도 규제를 가한 적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1월 틱톡의 ‘온라인 구걸’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비판 여론이 생겨났다.
장간 리 모멘텀 웍스 리서치 CEO는 “규제 리스크는 미국이나 유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틱톡은 지역 및 소규모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는 것이 현지 전략으로 알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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