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K-라면’, ‘K-만두’에 이어 ‘K-과자’도 그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오리온이 K-과자 주역인 ‘초코파이’를 넘어 ‘마이구미(현지명 붐 젤리·BOOM Jelly)’ 러시아 현지 생산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쫀득한 젤리 속에서 나오는 마이구미 알갱이가 중국에 이어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소비자 입맛을 잇따라 사로잡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오리온은 기존 베트남 북부 하노이 지역을 벗어나 남부 지역으로도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리온은 1000억원을 들여 호찌민시 인근 빈즈엉성에 제3공장을 건립하고 생산동을 새로 증축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뿐 아니라, 올해 4월 출시된 ‘쌀과자 미트플로스맛’, ‘정글보이 치즈쉐이크’, ‘투니스 누들맛’ 등 신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1분기 러시아 공장인 트베리 구공장에서 신공장으로 생산라인 이설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생산라인이 기존 3개에서 5개로 늘었다. 특히 3분기에는 젤리 생산라인도 1개 증설한다. 4분기에는 초코파이 1개 생산라인도 추가적으로 구축된다.
러시아에서 ‘초코파이’ 국민과자 만든 오리온, 3분기 현지 젤리 생산라인 증설
이 같은 증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 가격이 상승했지만, 오히려 지난해 현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나 증가한 점이 배경이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5월 오리온의 러시아 법인 매출은 195억원, 영업이익은 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인 4월에 비해서도 각각 26.6%, 24%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1~5월 누적으로 보면 러시아 법인 매출은 845억원을 기록, 이 중 순매출만 831억원에 달한다.
특히 오리온은 중국·베트남에 이어 러시아까지 신성장동력으로 ‘K-젤리’를 낙점했다. 젤리는 대표적인 선진국형 간식으로, 국민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판매량이 늘어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오리온은 중국 젤리 시장 점유율을 18%까지 늘리면서 업계 2위로 올라선 상태다.
오리온은 2021년 베트남 현지 법인에 이어, 올해 3분기에는 러시아 현지 법인에도 젤리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중국에서도 생산라인 확대를 준비 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신규 카테고리인 젤리 시장의 성공적 진입을 위해 올해 3분기 생산을 목표로 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K-젤리’, 中 이어 베트남서도 인기…“소득수준 높아질수록 판매량↑”
마이구미는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은 물론 탱글탱글한 식감에 과일을 형상화한 모양으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리온은 2019년 중국 시장에 마이구미를 선보인 후 4년 만인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베트남의 경우 대형마트 내 마이구미 매출이 ‘투니스’, ‘고래밥’ 등 기존 인기 스낵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오리온 관계자는 “30년간 쌓은 오리온만의 젤리 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며 “현지인이 선호하는 맛과 식감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1990년대 초부터 마이구미뿐만 아니라 ‘왕꿈틀이’, ‘꼬물탱’ 등 히트 상품을 연달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