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탈임상’ 생각 중인데, 제약 또는 의료기기 마케팅 분야 중 어느 쪽이 나을까요?”
탈임상이란 의료현장을 떠난다는 의미의 은어다. 간호사 사회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4만명’이 넘는 간호사들이 다른 직업으로 탈임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자격증까지 보유했음에도 전혀 상관없는 직업을 택하고 있는 이들이다.
의료계에서는 이의 원인으로 만성적인 간호인력 부족, 3교대 근무 등을 지목한다. 이들 문제가 국가고시를 거쳐 힘들게 취득한 ‘면허’를 포기토록 하는 원인이 됐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간호사의 과도한 업무량을 줄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한간호협회가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활동 간호사 수는 2018년 10만2420명, 2019년 10만4970명, 2020년 10만6396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의료기관에 근무 중인 간호사가 22만5462명(2020년 기준)임을 고려할 때 비활동 간호사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셈이다.
특히 30대 간호사 이탈이 많다. 비활동 간호사의 연령대별 비율에서 30~39세가 3만1680명으로 가장 많았다. 40~49세 2만5019명, 29세 이하 1만5398명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비활동 간호사 중 간호사 면허를 가지고도 다른 직업군으로 이동하는 간호사 수도 4만4847명(전체의 10.3%·2020년 기준)에 이른다. 마찬가지로 2018년 4만2480명, 2019년 4만3493명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낮은 간호행위료 ▷부족한 간호사 채용 ▷간호사 1인당 담당해야 할 환자 수 증가 등 악순환 일로다. 실제로 국내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7개로, OECD 평균 4.3개의 ‘약 3배’에 달한다.
병상 수가 늘면서 국내 간호사 1명이 담당해야 할 환자 수는 24명으로, 미국(5.4명), 일본(7명), 캐나다(4명) 대비 많아졌다. 업무가 과중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간호사 직업 특성상 ‘3교대’인 경우가 적잖기 때문에 탈임상에 대한 욕구가 많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에 근무 중인 A간호사는 “탈임상의 원인은 인력 부족에서 오는 업무량 과다, 3교대 기피 등이 대표적인 요인”이라며 “이렇게 의료현장을 떠나는 간호사들의 자리는 신규 간호사들이 채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간호사의 과도한 업무를 해소할 인력 충원, 처우 개선, 업무 명확화 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줄이는 등 업무를 줄이고, 간호사 업무만 할 수 있도록 간호보조인력 등도 필요하다”며 “특히 간호 이외의 업무에 대해서는 하지 않도록 정부가 명확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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