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 고려해 행사일 ‘2021년 5월 중 협의’키로 했다가
기획사 “그달 31일까진 행사 진행됐어야 했다”며 6000만원 손배소
법 “그리 약정했다 보기 어려워” “총학생회 귀책 사유 있다하기 부족”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대학 총학생회를 상대로 “위약벌 6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낸 엔터테인먼트 기획사가 패소했다. A기획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행사가 열리지 못한 것을 두고 “총학생회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으니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기각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심우승 판사는 A기획사가 동의대 총학생회 및 총학생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지난 4월 원고(A기획사) 패소로 판결했다. 소송비용도 A기획사 측이 내도록 했다.
재판 결과에 따르면 A기획사는 2021년 2월 동의대 총학생회와 행사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무대 시스템 설치, 출연진 섭외 등 행사 일체를 대행하는 조건으로 6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단, 당시 코로나19로 방역수칙이 시행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해 행사일은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았다. 대신 ‘2021년 5월 중 협의’라고만 정하고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계약 체결일 무렵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2021년 3월 동의대는 “5인 이상의 교내외 행사를 불허한다”는 공문을 총학생회에 보냈고, 5월에도 대학 행사는 열리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A기획사는 항의하는 대신 행사일을 조율하고자 했다.
하지만 해를 넘겨도 코로나19 상황이 달라지지 않자, A기획사의 태도가 바뀌었다. 2022년 7월, 총학생회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계약상 늦어도 2021년 5월 31일까진 행사가 진행됐어야 했다”며 “총학생회의 귀책 사유로 계약이 해지됐으니 위약벌을 지급하라”고 했다.
법원은 A기획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계약서에 행사일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았고, 당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2021년 5월 31일까지 행사를 진행하기로 약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오히려 “ 2021년 5월 중 행사 가능일을 협의해서 정하기로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A기획사도 2022년 1월까지 행사 가능일을 조율하기 위해 대화를 이어갔던 점 등을 고려하면 총학생회의 귀책 사유로 계약이 해지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현재 이 판결은 확정됐다. 당초 A기획사가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가, 2주만에 취하했다.
notstr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