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민주당 0.5%p 오른 44.2%…여야 격차 오차범위 밖으로
위기 속 지지층 결집 해석…“추세 형성은 아냐” 일시적 변동 분석도
조사방식 착시 주장도 “尹부정평가 응답층, 野지지 응답으로 이동”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당 지지율이 잇단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소폭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이은 악재가 겹쳤지만 오히려 지지율이 오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5일과 7~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6월2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주 대비 0.5%p 오른 44.2%, 국민의힘은 2.6%p 내린 36.8%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격차는 전주(4.3%p)보다 벌어지면서 오차범위 밖인 7.4%p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의 지지율 소폭 상승을 놓고선 가장 먼저 ‘지지층 결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장 지지율 상승 요인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상황에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의혹, 2021년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를 둘러싼 돈 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확대 등 악재가 겹겹이 쌓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혁신위원장 인선 논란으로 이 대표의 당 내 입지가 좁아질 위기에 처하면서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8일에는 이재명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가 만난 자리에서 싱 대사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친중’ 프레임까지 씌워진 상황이다.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반드시 후회할 것’, ‘한국이 대중국 협력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중국 시장과 산업 구조의 변화에 순응하며 대중 투자 전략을 시기 적절히 조정하면 중국 경제 성장의 보너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 등 싱 대사의 문제적 발언을 놓고 국민의힘은 연일 “싱하이밍의 백댄서”, “중국 공산당 한국 지부장”이라고 이 대표를 비판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녀 채용 특혜, 야권발 의혹에 대한 공세전을 이어가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한 배경을 놓고선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6월2주차 국정지지도는 2주 연속 소폭 하락한 38.3%를 기록했는데, 그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흐름과 연동된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매주 실시되는 여론조사 집계에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지지율이 하락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별한 요인이 없는 상태에서 며칠 사이 지지율이 오르내리는 것을 두고 하나의 추세나 흐름이 형성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방식에 따른 일종의 ‘착시 효과’도 거론된다. 번호에 따른 선택지를 안내받는 ARS 방식으로 실시되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특정 응답 계층의 ‘구조적 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ARS 조사 방식은 고관여층의 여론을 파악하는 데 유리한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조사원이 직접 통화를 하는 전화면접조사 방식은 보다 보편적인 여론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여겨진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통화에서 “(ARS 조사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민주당 지지 응답으로 흡수될 수 있는 구조”라며 “반면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선택지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구조적인 이동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