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16일 대만을 방문했다. 전직 영국 총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은 1996년 매거릿 대처 이후 27년만이다. 트러스 전 총리가 이번 방문을 계기로 대만에 대한 서방의 지지를 촉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위험한 정치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전직 총리이자 현직 하원의원인 트러스는 16일 저녁 타오위안공항에 도착해 닷새 동안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17일에는 타이베이에서 ‘대만:자유와 민주주의의 최전선에서’라는 제목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트러스는 방문 일정 동안 대만 정부 고위 인사와 정·재계·학계 인사 등을 만날 예정이다. 대만 외교부는 트러스 전 총리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면담 예정이 잡혀 있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관례에 비춰 성사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트러스가 타이베이에서 진행되는 연설에서 서방이 중국을 달래지 말고 대만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여줘야한다고 촉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러스는 영국 보수당 내에서도 대표적인 대(對)중국 강경파로 꼽힌다.
언론에 배포된 사전 연설 발췌본에 따르면 트러스는 “중국 정권의 공세에 맞서 대만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지원해야 한다”고 연설할 예정이다.
트러스는 또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 대해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서방 인사들이 여전히 너무 많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중국 공산당과 정부 후원을 받는 공자학원을 영국에서 즉시 폐쇄하고, 이를 홍콩과 대만이 운영하는 문화센터로 대체하라고도 촉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러스 전 총리의 대만 방문으로 가뜩이나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영국과 중국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주영 중국대사관은 16일 홈페이지에 대변인 성명을 내고 트러스의 대만 방문이 “위험한 정치쇼”이며, “영국에 위해만을 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대사관은 “우리는 관련 영국 정치인이 자기 잘못을 바로잡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을 비호하고 지지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영국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같은 보수당 의원인 알리시아 키언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트러스의 대만 방문에 “인스타그램 외교의 가장 나쁜 예”라고 지적하며, 대만 문제가 더 심각해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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