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도시 곳곳에 흐르는 332㎞의 소하천과 실개천의 수변공간을 ‘수(水)세권’으로 재편하는 ‘수변감성도시’ 조성에 나섰다. 한강이 대동맥이라면 40여개의 지천은 서울을 휘감는 실핏줄인데 수맥(水脈)을 통해 지역경제에 금맥(金脈)을 놓을 방략이다.

그 본류인 ‘한강 르네상스 2.0’은 가히 치수(治水)에서 친수(親水)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2025년까지 30개소의 수변 활력거점이 만들어지고 그 이듬해쯤엔 여의도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이 물길을 연다고 하니, 바야흐로 ‘일상적 강’의 ‘감상적 일상’으로의 도약이라 할 수 있다.

핵심은 접근성이다. 도심 전역에 흐르는 물길을 따라 지역에 맞게 휴식공간을 조성하고, 대중교통과 보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울시가 강과 함께 주목해야 할 자원이 있다. 바로 산이다. 서울은 세계 유일무이하게 산으로 둘러싸인 천만 수도이며, 산림 면적만도 25%다. 도봉산, 북한산 국립공원만 해도 역에서 지척이고, 아차산역, 봉화산역은 물론 이름부터 청계산입구역도 있다. 그러다 보니 서울을 둘러싼 국립공원과 13개의 도시공원은 그간 도시생활에 시달린 주민을 달래왔다. 산악인은 산이 거기 있어 오르고 등산복 한 벌 없는 국민이 없을 정도니까 말이다.

산으로의 주목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서울의 산은 보전의 대상이었다. 수방, 치수의 대상이었던 강을 서울의 브랜드로 끌어올린 ‘한강 르네상스’의 전환이 서울의 산에도 필요한 시점이다. 수평(강)과 수직(산)을 아우르는 ‘온 서울 르네상스’는 어떠할까.

다만 ‘산림 르네상스’를 본 무대에 올리기 전에 서울의 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대중에게 설명할 쇼케이스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도봉산은 참 매력적이다. 시내버스 광역환승센터와 1호선, 7호선이 교차해 천만 수도에서 1시간 이내로 갈 수 있는, 유례 없는 국립공원이기 때문이다.

흡인 잠재력은 서울 시내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넓은 가용부지에서 극대화된다. 여의도 공원 면적 대비 3분의 2에 이르는 도봉동 화학부대 부지(7만1302㎡)는 2016년 부대가 이전한 이후 방치돼 주민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상황이다.

기실 그간 도봉구도 구 차원에서 지역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화생방부대 일대를 대규모 가족캠핑장으로 만들고자 시와 협의하고, 도봉산 광륜사부터 다락원 능선까지는 케이블카가 타진 중이다. 지역상권과 연계하기 위해 작년 세밑부터는 도봉산 수제 맥주 개발에도 골몰이다.

서울의 산은 도시 외곽을 둘러싼다. 때문에 산림 발전은 시 외곽의 낙후지역 발전과도 귀결된다. 도봉구만 해도 산이 절반(47%)인데 산 프로젝트가 활성화된다면 ‘매력과 동행 특별시’라는 서울의 두 가지 기치(旗幟)에도 맞닿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국립공원 내 고급 호텔 유치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발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의 강이 마침 진수했으니, 다음은 산이 제격이다. ‘한강 르네상스 2.0’과 발맞춘 ‘서울 산 르네상스 1.0’은 어떠하냐는 생각이 든다. 도봉산, 서울의 산은 꿰지 않은 구슬만 서 말이다.

오언석 도봉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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