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멜버른⑪
[헤럴드경제, 모닝턴페닌슐라=함영훈 기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산꼭대기 노천 온천이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모닝턴 반도에 있다.
멜버른시 구역은 도심 외에, 필립 만(Bay)을 만드는 멜버른의 두 팔, 질롱쪽 벨라린 반도, 독수리 케이블카가 있는 모닝턴 반도 중, 남동쪽 모닝턴 지역 상당 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남서쪽은 질롱코리아 프로야야구팀와 한국기업 진출 등으로 한국과 친숙해지고 있는 질롱이라는 빅토리아주 제2도시가 버티고 있어 멜버른시에 속하지 않는다.
시티 중심가인 플린더스 거리에서 멜버른시 남동쪽 모닝턴반도끝 소렌토까지의 거리는 서울~평택쯤 되기 때문에, 멜버른의 면적은 서울의 무려 14배에 달한다.
유명한 증기열차의 단데농, 신비의 거대 붉은 모래 클랜버른 가든 등도 멜버른 시 구역에 속한다.
단데농 퍼핑빌리 증기열차와 생태공원, 클랜버른 붉은 모래정원이 원포인트 매력이라면, 모닝턴반도는 시티에서 소렌토로 향하는 시계방향 둥근 해안선을 따라 각양각색의 매력 여행지가 줄지어 있는, ‘영광 굴비 최상품 한 두름(20마리)’ 같은 관광벨트이다.
▶모닝턴 8경= 관동팔경 처럼 한국에서 경승과 절경이 많은 관광구역에 ‘8경’을 많이 쓰는데, 모닝턴에도 8경이 있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반도의 끝 부분 해안 곡선과 반대편 벨라린반도의 끝을 함께 구경할 수 있는 ‘아더스 시트’가 1경, 반도의 끝 케이프 샹크(Schanck)에서 인근 포트시 까지 4㎞가량 이어진 해변~절벽 꼭대기 트레킹길이 2경, 건너편 반도의 끝 더립과 태즈메니아섬-빅토리아주 사이 배스해협, 필립만을 한꺼번에 보면서 달리는 포인트 네핀 국립공원 하이킹이 3경이다.
케이프샹크 등대에서 부시레인저만 까지 6㎞ 트레킹하며 해안선과 코끼리바위를 구경하는 것이 모닝턴 4경, 플린더스 골프 클럽이 5경, 형형색색의 방갈로(바쓰박스)로 유명한 브라이튼 인근 와이너리(무두룩 마을 등의 피노 코스트 와인) 체험이 6경, 산꼭대기탕을 포함하는 페닌슐라 핫 스프링스의 야외 버라이어티 온천장이 7경, 모닝턴 끝 케이프 샹크 등대와 그아래 몽돌해변이 8경이다. 소렌토 고래구경도 있는데, 팔경엔 들어가지 못해도 기분좋게 ‘구경’하면 되겠다.
▶페닌슐라 핫 스프링스= 핫스프링스 숲속 노천 온천은 멜버른에서 차를 타고 남동 방향으로 1시간 30분 가량 가면 만나는 곳이다. 천연 온천 광천수는 이 해안 오아시스의 수영장과 전용 욕실로 흘러들어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웰니스 테라피 환경을 제공한다.
바쓰하우스는 다양한 포맷의 입욕힐링 공간에서 남,녀 누구든 만날 수 있는 구조이다. 산책을 하면서 이 탕, 저 탕 섭렵할 수 있다. 유교적 시선으로는 민망한 키스장면이 탕안에서 벌어지기도 하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 해야 한다.
세계 각국 온천의 장점과 호주 빅토리아주의 창의적인 아키텍쳐, 모닝턴반도 만의 청정 생태를 반영해 70여 종류의 탕을 만들었다. 동굴 수영장, 튀르키예 함암식 목욕탕, 360도 전망을 제공하는 산 꼭대기 건강탕 등이 포함된다.
앰피씨어터(Amphitheatre)에는 7개의 지열 수영장, 얼음 동굴, 2개의 사우나, 무대를 가운데에 둔 관람형 배치의 온천힐링공간, 카페 및 웰빙 센터가 있다.
스파 드리밍 센터는 16세 이상의 고객을 위해 설계된 고요한 공간에 중점을 둔 행복한 안식처이다. 이글루 모양으로 다양한 치유효과가 있는 향과 맑은 공기가 테라피효과를 제공한다.
온천 미네랄 풀, 콜드 플런지 풀, 대나무 샤워 마사지, 전통 사우나, 모로코식 목욕탕, 마사지, 적외선 사우나, 풀사이드 라운지 등도 경험한다.
직원들 20여명 한팀이 단합을 다짐하며 실컷 놀고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워케이션하는데 객단가 2만~3만원 정도면 된다.
▶아더스 시트 이글(Arthurs Seat Eagle): 포트 필립 만(Port Phillip Bay)을 가로질러 멜버른 해안 주변 및 그 너머의 경치를 감상하며 이글 곤돌라를 타고 오르는 곳이 모닝턴 반도의 가장 높은 곳, ‘아더스 시트’이다. 이글은 바로 이곳에서 살고 있는 쐐기 꼬리 독수리를 말한다.
모닝턴 반도의 지붕인 아더스 시트 주립공원은 해발 314m로, 이곳에서 필립만, 페닌슐라의 허리, 해안선, 땅끝까지 모두 조망한다. 맑은 날이 아니어도 질롱쪽 서쪽 반도도 거뜬히 보인다.
필립만은 우리나라 어르신들의 머드맥스 경운기 부대로 유명한 가로림만을 닮아 2㎞의 양쪽 반도의 끝만 닿은면 거대한 호수가 되는 지형이다. 필립만과 가로림만 모두 항아리를 닮았는데, 방위 상, 방향은 반대이다. 맑은 날엔 이곳에서 멜버른 도심의 마천루까지 보인다.
킹스 폭포(Kings Falls)까지 1시간 순환 산책을 하거나, 호주에서 꽤 유명한 윌리엄 리케츠 작가의 조각품과 함께 토착 정원과 이국적인 정형 정원이 있는 시윈즈(Seawinds) 가든 까지 방문할수 있다. 시윈즈 정원에서 리케츠의 조각품을 감상하며 바비큐를 즐기기도 한다.
엔찬티드 메이즈 가든에서 20개의 테마 정원을 돌아다니며 장식을 감상하고 조각 공원길 곳곳 예술품 사이로 미음완보 산책해도 좋다. 원주민들의 소유권을 인정한 파크빅토리아도 있다.
이 주립공원에서는 자전거로 산에 오르는 헤럴드 썬(Jayco Herald Sun) 주최 국제 사이클링 이벤트도 있다.
▶브라이튼= 낚시 바늘처럼 생긴 모닝턴반도의 허리쯤, 멜버른 최고 부촌 인근 해변인 브라이튼은 형형색색 수십개의 방갈로가 도열한 것이 장관을 이룬다. 자그맣고 평범한 해수욕장이지만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을 남길수 있기 때문이다.
바쓰박스, 즉 목욕상자로 불리는 이 방갈로는 100년 전에 지어진 것이다. 모두 목재 골조, 웨더보드, 주름진 철제 지붕 등 고전적인 빅토리아 시대 건축 특징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에 이런 방갈로를 지었다는 것이 놀랍다.
동해안 해수욕장들에서도 만나는, 지금은 옛것으로 치부되는, 이런 형태의 방갈로는 아마 브라이튼이 거의 원조격이 아닌가 싶다. 누군가 도시계획하듯 일괄해서 짓지 않고, 개별 주인들이 각 박스에 예술적인 개성, 자기만의 장식을 하면서 나름대로 꾸몄다.
브라이튼 해변의 바쓰박스(방갈로)는 하나에 37만~55만달러로 3억원을 넘으니 생각보다 비싸다. 글로벌 OTA와 네트워크를 맺어 1박에 15만~20만원쯤 받으면 한달에 500만원 벌이는 될 것이라고 재호교포 다니엘 가이드는 농반진반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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