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에 각각 진옥동, 임종룡의 시대가 열렸다. 상고 출신 은행원에서 은행장으로, 신한금융 회장까지 오른 진옥동 신임 회장은 ‘더 큰 신한’ ‘일류 신한’을 청사진으로 내걸었다. 우리금융지주 처음으로 외부 출신 수장에 오른 임종룡 신임 회장은 우리금융의 고질병인 파벌싸움부터 내부 통제와 조직쇄신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당장 회장직에 오른 24일은 우리금융지주 사무실을 직접 돌며 직원 한명 한명과 악수를 나누며 소통에 나섰다.

쇄신, 혁신 강조한 임종룡, 증권사 인수로 도약 노린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우리금융그룹은 24일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임종룡 신임 회장을 최종 선임했다. 이로써 임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우리금융을 이끌게 됐다.

임 회장은 취임식에서 “최근 금융권이 대내외로 냉혹한 시장환경을 맞이했다”며 우리금융의 방향성으로 ▷신뢰받는 우리금융 ▷빠르게 혁신하는 우리금융 ▷경쟁력 있는 우리금융 ▷국민들에 힘이 되는 우리금융 등을 제시했다.

또 경영과제로 “조직에 부족하거나 잘못된 관행이 있는 분야는 과감한 혁신을 지속하겠다”며 “지주사를 자회사 경영의 응원자로 자리매김 시키겠다”고 밝혔다. 잘못된 관행으로는 인사평가 및 연수제도, 내부통제, 경영승계 절차 등을 지목했다.

그간 우리금융은 각종 사모펀드 사태, 내부 횡령, 상업·한일 파벌 갈등 등 각종 문제를 안고 있었다. 임 회장의 이런 메세지는 우리금융을 둘러쌌던 각종 잡음과 고질병을 끊고 쇄신을 지속적으로 단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임 회장은 증권사 인수 등을 통해 지주 체계를 다시 확립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증권사 인수 가능성에 대해 “계획이 있고,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은행 중심이었던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물론 타 금융지주와의 격차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자긍심·일류신한 내건 진옥동, 리딩뱅크 공고히

지난 23일 신한금융 주주총회에서는 진옥동 신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이 통과됐다. 진 신임 회장 또한 3년간 신한금융을 이끈다.

진 회장의 경우 신한은행장을 역임했던만큼 ‘쇄신’ ‘혁신’을 통해 조직을 장악하는 임 회장과 달리 ‘더 큰 신한, 일류 신한’이라는 큰 청사진을 내세웠다. 20년 가까이 일본 지점에서 근무해 해외 영업 감각도 갖춘 신한금융 내 대표적 ‘국제통’이다. 행장 재임시절 신한은행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배달앱 ‘땡겨요’를 대표로 신한은행의 혁신을 이끌어왔던 만큼 금융의 벽을 허물고 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진옥동 '리딩뱅크' 임종룡 '내부통제'…금융그룹 새 수장, 과제는?[머니뭐니]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그는 “삶의 모든 영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인비저블 금융(Invisible Finance)을 구현하겠다”며 “원칙을 지키며 금융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고객은 물론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웃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혁신을 통한 도약을 주문하는 한편 임직원에게는 내부통제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신한금융 또한 사모펀드 사태, 불법 해외송금 등을 겪고 리스크관리부터 내부통제를 지속적으로 조여오는 중이다. 그는 “신한의 존재 가치는 말과 구호로 증명할 수 없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철저한 자기검증이 당연한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