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개편안 발표 후폭풍
워케이션·장기숙박 등 활성화
소규모 패키지 상품 적극 확대
시민들 “현실적용 가능성 의문”
정부가 근로시간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안을 공개하면서 레저·여행 산업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사업장에서 필요한 시기에 몰아서 일하고, 추가로 근무한 만큼 휴가를 적립해놨다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행업계 등에선 개편된 근로시간에 맞춘 여행 상품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여행, 숙박 등 업계들은 이번 근로시간 개편안이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에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어 장기휴가에 맞춘 상품들이 선보이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근로시간이 탄력적으로 바뀌면 장기휴가를 떠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가족, 친구, 연인, 직장동료 등 ‘우리끼리’ 소규모와 ‘취향중심’ 여행을 떠나려는 수요의 증가세가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에어텔, 자유여행 등 다양한 소규모 패키지 여행 상품을 강화하고 ‘한달살기’처럼 장기투숙 형태와 워케이션 개념의 여행 상품 라인업을 적극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숙박업계에서도 ‘장기 휴가’가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예약 가능한 날짜를 늘리고, 장기 숙박 숙소를 확대하는 등 상품 다양화를 고민 중이다. 노동 시간 못지않게 편하게 쉴 수 있는 ‘문화’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국내 장기 숙박이 ‘트렌드’가 되긴 했지만 전체 비중에서는 아직 미미한 편”이라면서도 “장기 휴가가 효과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취사 가능한 펜션, 감성 숙소 등 장기 숙박 가능한 업체 영업을 늘리게 될 것이다. 소비자 대상 할인 프로모션 강화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근무시간이 늘어나 퇴근 이후 삶의 변화에 맞춘 방안도 나오고 있다. 부산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저녁 시간 직장인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점심시간에 간단하게 운동할 수 있는 30분 코스, 50분 코스 같은 것들을 늘려서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정부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발표, 주 52시간으로 제한됐던 근로시간 제도를 일이 많을 때는 주당 최대 69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하도록 유연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주 단위로 관리되던 연장근로시간을 노사가 합의할 경우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1주 12시간 단위로 제한되던 연장근로시간을 월 52시간(12시간×4.345주) 등 총량으로 계산해 특정 주에 집중적으로 근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루 최대 근로시간은 11시간30분, 휴일을 제외한 주 6일 최대 근로시간은 69시간이 된다.
시민들은 이번 개편안으로 장기휴가가 가능해지는 것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근로 현실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원도 평창에서 ‘워케이션’ 중인 직장인 이모(31) 씨는 “처음으로 일주일 워케이션을 왔는데 일상 변화가 업무 효율에 주는 영향이 크다”며 “69시간제가 되면 몰아서 일하고 해외에서 한달 살기를 할 것”이라며 반겼다.
육아를 병행하는 직장인 도모(41) 씨도 “올해 아이들의 학교 학사일정표를 보니 여름방학, 겨울방학이 모두 한 달이 넘고, 봄방학도 20일이나 됐다. 아이들 학기 중에 근무시간을 최대한 저축하고, 방학 때 길게 휴가를 쓸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9시간 근무 후 장기 휴가 등을 쓰도록 사측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부담을 많이 느낄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위축됐을 때에는 더 그럴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영철·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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