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조 라인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조 라인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올해 1월 국내 반도체 재고 증가 수준이 27년만에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재고가 급속도로 쌓이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재고는 전월보다 28% 급증했다. 이는 1996년 2월(전월대비 41.3%) 이후 최대 수준으로, 27년 만이다. 전년 동기보다는 39.5% 늘었다.

수출 비중 60%가량을 점하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재고가 누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2분기에도 D램 가격이 하락하면서 반도체 재고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1.81달러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고정거래가격은 기업 간 계약거래 금액이다. 반도체 수요·공급과 관련해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다. D램 가격은 지난 2021년 7월 4.1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세다. 지난해 10월 2.21달러로 떨어진 이후 올 1월 1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월 PC용 D램 가격은 새로운 협상이 없어 가격이 대부분 변동이 없었다"며 "D램은 여전히 상당한 공급 과잉 상태로 현 시점에선 D램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 자산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재고 자산 총액은 52조18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했다. 삼성전자 재고 자산이 50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은 15조6330억원으로, 전년말 8조9500억원보다 74.7% 증가했다. 이는 SK하이닉스 지난해 4분기 매출원가(7조4690억원)의 2배 이상으로, 반년 치 이상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1분기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재고자산평가손실을 기록할 가능성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재 메모리 D램 제품의 재고는 지난해 말 기준 13∼20주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정상적인 재고 수준인 3~4주 수준을 5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SK하이닉스 제공]

또 최근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장 건설 기업에 520억달러(약 68조원)를 지원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미국 정부에 반납하고, 반도체 핵심 공정 접근 허용을 요구하는 등 ‘일방적 족쇄’를 조건으로 내걸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팹(생산공장) 확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1월 반도체 생산의 경우 전월보다 5.7% 급감했다. 우리나라 최대 주력품목인 반도체 생산은 지난해 7월에 전월대비 3.5%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11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하다 12월에 소폭(2.2%) 반등했으나 올 1월에 다시 큰폭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반도체 수출액은 59억6000만달러이다. 전년 동월 대비 42.5%(44억달러)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들어선 두 달 연속 거의 반토막이 났다.

반도체를 포함한 지난달 전 산업 생산 지수는 109.7(2020년=100)로 전월보다 0.5% 늘었다. 제조업(3.2%) 위주로 광공업 생산이 2.9% 늘어 전산업 생산이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은 작년 6월(1.3%) 이후 연속 감소하다 7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증가세 지속을 속단하긴 어렵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