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SM 경영권 분쟁이 뜨거운 가운데 하이브와 함께 SM 인수 경쟁자로 거론된 카카오의 참전 여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법원의 판단과 공개매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긴 하지만, 지적재산권(IP)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포기할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게 카카오 측 입장이다.
법원 가처분 결정이 ‘1차 변수’
카카오가 SM 경영권 인수를 위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대주주 자격으로 카카오가 배정받은 신주 및 전환사채에 대해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기 때문이다.
서울동부지법은 오는 22일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제기한 SM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에 대한 가처분 심문기일을 열고, 본격적으로 이 사건을 들여다본다. 이 전 총괄은 SM 경영진이 카카오에 제3자 방식으로 1119억여원 규모의 신주(지분율 9.05%)와 및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한 것이 경영상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가처분 결과가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감일인 오는 28일과 카카오의 신주 발행 결의일인 내달 6일 사이에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SM 경영권 분쟁이 가시화된 만큼 법원 입장에서도 이 사안을 오래 끌고 가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되면 신주 발행이 취소되는 만큼 카카오는 SM 인수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진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최소 지분 3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는데, 1주도 없이 공개매수 만으로 지분을 확보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지분 9.05% 없이 30%를 온전히 산다면 하이브보다 높은 가격에 사야 하는데 1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인다"며 "인용되면 카카오는 사실상 하이브와 경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이브 공개매수 실패하면…기존 주주 주식 블록딜·공개매수
카카오가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지분 확보에 실패한다고 해도 SM 인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 주주들을 설득해 블록딜 형태로 지분을 인수한 상황에서 하이브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로 추가 지분을 인수하면 승산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현재 하이브 외에 SM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9%)와 KB자산운용(5%) 등이다. 이들과 협의해 보유 지분을 블록딜 형태로 인수하게 되면 주가 인상 없이 안정적으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카카오의 실탄 상황은 양호하다. 카카오엔터가 지난 1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국부펀드(PIF)로부터 1조2000억원을 조달해 SM 인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물론 카카오가 SM 지분 확보에 성공해 대주주가 된다고 해도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다. 공정위원회의 경쟁 심사가 마지막 관문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인 회사가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인 상장 회사 주식을 15% 이상 취득하는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기업결합 신고가 접수되면 공정위는 두 회사의 결합으로 시장에서의 경쟁이 제한되지 않는지, 시장 지배력을 획득해 남용할 우려가 없는지 등을 따져본다. 써클차트 기준 주요 엔터사별 지난해 앨범 판매량 비중은 하이브 26.8%, SM 19.1%, 카카오엔터 7.6% 등으로 추정된다. 공정위 심사에서는 하이브보다 카카오가 시장 경쟁 제한 가능성이 적어 더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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