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구호활동 개시...오전에만 5명 구조
구출 기쁨도 잠시, 시신 줄줄이 발견 숙연
무너져 내린 건물 속에서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생존자들은 아직 잔해 속에 갇혀있는 가족을 생각했다. 탐지기를 이용해 건물 내부에서 생존자의 반응을 확인하지만 신호는 잡히지 않는다. 구호 원칙상 생존자가 있는 곳으로 먼저 향해야 한다. 애타는 가족들을 뒤로하고 떠나는 구조대의 마음도 편치 않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대지진으로 직격탄을 맞은 하타이주 안타키아에 급파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가 구호·수색 활동 첫날 잇달아 생존자를 구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왔다.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가지안텝 국제공항에 도착한 118명의 긴급구호대는 하타이주 안타키아를 구조활동 지역으로 정하고 셀림 아나돌루 고등학교 운동장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했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안타키아는 이번 지진 피해가 심한 지역 중 한 곳으로, 튀르키예 정부가 전문성을 갖춘 대규모 구조대 활동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곳이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9일 오전 5시, 긴급구호대는 오랜 여정에 숨도 돌리지 못하고 안타키아 고등학교 등지에서 구호 활동을 개시했다. 그리고 90분 후인 오전 6시37분, 첫 생존자를 구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잔해 속 생존자의 외침을 인지한 우리 구호대가 구조 통로를 개척했고, 안내를 따라 생존자가 이동하면서 마침내 첫 구조에 성공한 것이다. 70대 중반의 남성은 박수와 환호 속에서 안전지대로 이동,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첫 생존자 구출의 기쁨도 잠시, 이곳에서는 4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후 구조 소식이 속속 전해졌다. 먼저 구조된 두 살배기 딸을 꼭 끌어안고 감사를 전한 40세의 아버지는 이내 건물 안에 갇혀있는 다른 가족들을 생각했다. 곧이어 35세 여성이 구조됐다. 그는 손가락 골절을 입었으나, 건강 상태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전 11시50분에는 10세 여아 1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첫 구호 활동을 개시한 지 7시간 만에 생존자 5명을 구조했다는 소식은 현지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안타키아 지방정부는 “(한국의) 긴급구호대가 이른 시간 내에 성과를 거둬 아주 기쁘다”며 “구호 활동을 통해 생존자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온라인에서는 생존자 구조 소식을 함께 기뻐하면서도 긴급구호대의 안전한 임무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지고 있다.
재해 현장에서 생존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골든타임’인 72시간이 지났지만, ‘미라클타임’을 위한 긴급구호대의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긴급구호대는 2개의 팀으로 나뉘어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군 파견인력 중에 의료진이 포함돼 생존자를 구조하고 바로 건강상태를 체크한다. 그러나 전기와 통신, 식량 상황이 워낙 열악한 데다 여진 등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어 구호대도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구호대가 준비해 간 식량과 식수는 최우선으로 긴급구호 활동에 사용되고 이마저도 시간이 지날수록 부족하기 때문에 2차 구호대가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 긴급구호대의 첫 활동 기한은 오는 17일까지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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