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선고까지 1년 9개월 걸려

法 “의료인 신뢰 훼손”…징역 1년6개월

서울아산병원 동관 자료사진. [연합]
서울아산병원 동관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판사 전경세)는 9일 마취 상태인 여성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35)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과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5년 취업제한도 각각 명령했다.

이씨는 2019년 4월 서울 아산병원 산부인과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중 수술을 앞두고 마취 상태로 대기하던 여성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준강제추행)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주변의 제지에도 특정 신체 부위를 수술 도구가 아닌 손으로 만지고, “직접 처녀막을 볼 수 있나요” “좀 더 만지고 싶어서 여기에 서 있겠다” 등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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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씨를 2021년 기소해 재판에 넘겼지만 1심까지는 1년 9개월 가까이가 걸렸다.

이씨는 재판 초기에는 재판정에서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눈을 감는 등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 출석도 성실히 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1심 선고를 앞두고서도 시간을 끌었다. 변호인단을 교체하고, 대한의사협회(의협)에 사실조회를 신청하면서다.

이씨가 입을 연 건 지난 달. 그는 의협의 사실조회를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에 치료 목적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재판에서 치료 목적이었다며 범행을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전 판사는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맡긴 채 수술대에 누운 환자를 추행한 행위는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 도덕성도 훼손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환자와 신뢰 관계를 수반하는 의사의 직업의식을 저버렸다”며 “이 사건으로 의료계 종사자들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된 점을 고려하면 엄히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앞서 이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한편 이날 이씨는 구속 영장 발부와 관련해 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