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마스크 해제에도 학생들 마스크 고집
코로나 3년에 ‘학교=마스크’가 뉴노멀(새로운 일상)
‘금요일 퇴근시간 기습 공문’에 안내도 제때 안 돼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그래도 쓸래요. 벗으려니 더 이상해요.”
“애들한테 마스크 벗은 얼굴 보여주기 싫어요.”
“마스크 벗어도 된다고 오빠한테 들었어요. 그런데 아직 코로나19 있잖아요.”
지난 3년간 아이들에게 마스크는 ‘얼굴’이 돼버렸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교내도 ‘노(No) 마스크’가 가능해졌지만 학생 대다수가 마스크를 고집했다. 마스크를 벗고 지내는 생활이 더 어색하다는 게 공통 의견이었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30일 서울 광진구의 광장초등학교로 삼삼오오 들어서는 학생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통학버스에서 우르르 내린 아이 중 누구도 건물에 들어서기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실외마스크 착용은 진작부터 의무에서 해제됐지만 학생들은 등굣길은 물론 교내에서도 마스크를 고집했다. 2학년 A양은 “급식 때 서로 얼굴을 보기는 하지만 그래도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끼리 마스크 쓴 모습이 익숙하다”며 “마스크 안 쓴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뭔가 어색하고 이상하다”고 전했다.
3학년 B군은 “부모께 ‘실내에서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래도 계속 마스크를 쓰고 싶다”고 말해 이유를 묻자 “아직 코로나19가 걱정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학생들은 학교와 가정 등에서 방역수칙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받은 데다 저학년일수록 학교생활 시작부터 마스크 착용을 해온 상태라 갑작스러운 ‘노 마스크’를 더 어색해했다. C양은 “실내체육관에서 체육할 때에도 마스크가 별로 답답하지 않았다”며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됐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노 마스크’에 경직된 반응을 보내는 배경에는 교육부, 교육청, 학교로 이어지는 안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있다. 실내마스크 의무화 해제와 관련한 세부 지침은 교육부가 지난 27일 오후에 발표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공문이 교육청을 거쳐 일선 학교에 내려온 것은 오후 4시가 넘은 시각. 퇴근시간이 다 돼 공문이 내려오면서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안내할 시간이 없었다. 30일 아침은 기존 관성대로 마스크 쓴 아이들이 가방에 여분 마스크까지 챙겨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 광장초등학교 측도 이날까지 가정에 세부 지침을 전달하지 못했고, 선생님들의 수업 중 마스크 착용 여부 등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향후 논의를 거쳐 방침을 정할 계획이라 전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는 “30일 아침까지도 기다려봤지만 ‘e-알리미’ 등 알림 앱이나 학교 홈페이지 어디에도 실내마스크 착용 해제에 대한 안내가 없었다”며 “등교하는 아이한테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 따라가면 된다고 다독여 보냈지만 제때 안내를 받지 못해 답답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장에서 우왕좌왕할 것이 뻔한데 굳이 금요일 퇴근길에 방역지침 조정안을 전달한 것을 두고 방역당국 일정만 우선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방역당국은 감염병 위험을 따져 지침을 결정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학교는 학사일정을 보고 유연하게 결정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2주 개학했다 다시 봄방학을 하는 학교가 굳이 중간에 마스크를 벗고 쓰고 하는 일로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