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발언 세질수록 당내 비판↑…“너무 거칠어”
나경원에 무리한 ‘비윤’ 프레임 씌우기도 반감 원인
이준석, 김기현 ‘李 때문에 대선 질 뻔했다’에 반박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비윤계 몰이’에 당내에서도 불만 목소리가 감지된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윤심 논쟁’이 전당대회 흥행 요인으로 작용하기 보다 국민의 피로감만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다. ‘김장연대’ 장제원 의원이 선두에서 ‘비윤 때리기’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자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내에선 장 의원의 발언이 역효과를 자초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 간 갈등이 불거지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장 의원은 3개월 만에 돌아와 스피커 역할을 수행해왔다. 오는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찍부터 장 의원이 어떤 당권주자와 연대할지 주목됐던 이유다. 장 의원과 연대하는 당권주자가 곧 ‘윤심 주자’라는 해석이었다.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에 비해 인지도가 취약하던 김기현 의원이 ‘주요 당권주자’로 설 수 있었던 배경에도 장 의원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비윤 몰이’가 심해질수록 당내 반감 또한 커지는 모양새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의원은 “’전당대회 판’이 너무 일찍부터 주목 받으면서 과열됐다”며 “’친윤 대 비윤’ 구도를 이용해 ’김기현 대세론’을 굳히려는 일부 의원들의 목소리가 너무 거칠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최근 ‘나경원 저격수’로 활동했다. 장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사퇴하자 ‘반윤의 우두머리’라고 질타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6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사실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재차 반박했다.
‘정통 보수’ 이미지를 지닌 나 전 의원에게 ‘비윤’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이 전 대표와 무리하게 엮은 것 또한 반감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친윤계 최고위원 주자로 꼽히는 김정재 의원은 앞서 나 전 의원을 이 전 대표에 빗대어 직격했다. 김 의원은 “정부 정책에 엇박자를 내면서 자기 주장을 한다는 건 이 전 대표 사례 때도 봤었다”며 “만약 이런 식으로 정부와 반해서 본인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예전의 ‘유승민의 길’ 아니냐”고 말했다.
당권주자인 김 의원도 이 전 대표를 언급하며 ‘비윤 몰이’에 동참했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 때문에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질 뻔했다”며 “대선에서 넉넉히 이길 수 있는 걸 사고를 쳐서 완전히 질 뻔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0.73%포인트의 근소한 득표율 차가 이 전 대표의 ‘가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SNS에 “상황을 잘 진단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내는 게 정치의 기본”이라며 “그런데 대선 때 이준석 때문에 질 뻔했다는 분은 데이터 무시, 민심 무시, 현실 무시하는 것인데 애초에 발생한 일에 대해서도 해석과 진단을 못하는 분이 앞으로 변화무쌍할 총선에 대해선 진단을 제대로 할 리가 만무하고, 엉터리 진단을 하면 해법이 나올 수가 없으니 총선에 질 거다”고 응수했다.
뒤이어 올린 글에서도 이 전 대표는 “화천대유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곽상도 의원에 대해서 일찍 내용을 확인하고도 곽 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곽 의원이 억울한 것 같으니 언급을 자제해야 된다고 저한테 이야기하던 분이 있었다”며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적당히 하자”며 “가만히 있는 사람을 때려서 왜 일을 시작하냐”고도 했다.
한 비윤계 중진 의원은 “당권주자도 아닌 장 의원이 누구보다 앞장 서서 전당대회 판을 주도하려드는 건 맞지 않다”며 “되려 장 의원이 김 의원의 지지율을 깎아 먹을 수도 있고 이런식으로 전당대회가 진행되면 내년 총선 승리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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