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김병주 “그 재주 좀 알려달라”
신원식 ‘北과 내통’·성일종 “신통력”
김병주 “30분이면 분석… 대통령실 공세 황당”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상공에 출몰한 북한 무인기 논란이 불에 기름을 끼얹은 듯 확전 양상이다. 정부·여당에선 관련 사실을 미리 분석해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을 향해 ‘북한과 내통했다’, ‘신통력‘이라고 비아냥 대면서 정보의 출처를 밝히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30분이면 파악 가능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정보소스에 대해서도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하루아침에 (무인기 침투) 대비책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우리의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수년이 걸리는데, 집권한 지 7∼8개월밖에 안 된 이 정부가 대비할 방법은 없었다”며 “대부분 책임은 문재인 정권에서 (안보를) 소홀히 한 것에 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군 당국의 공식발표 전에 무인기의 대통령실 일대 비행금지구역(P-73) 진입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군에서 비밀정보를 입수한 건지, 다른 쪽에서 입수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 시절 승승장구한 4성 장군 출신으로, 그 이후 곧바로 국회 국방위원이 됐다. 30분만 연구해서 알 수 있었다는데,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그 재주를 좀 알려달라"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김병주 의원이 4성장군 출신이라는 신뢰도를 앞세워 대한민국의 안보불안에 선봉장으로 나선 느낌”이라며 “소형무인기를 잡으려면 수십대의 레이더와 감시장비를 동원하여 항적을 철저하게 조사분석하고 중첩해서 종합판단을 한다. 한 개인이 지도에서 30분만에 그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성 의장은 이어 “김병주 의원은 삼십분만에 손으로 그려보면 알 수 있다고 했는데, 대체 그 신통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며 “여러대 레이더로부터 축척되어 있는 자료영상을 다 복구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 중 한 레이더에서 지나간 흔적이 발견되어 소수의견으로 제시를 한 것이다. 그런데 김병주 의원은 지난 28일 대통령실이 찍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성 의장은 또 “김병주 의원은 어떻게 북한의 무인기가 용산을 지나간 것을 알게 되었는지, 그 정보소스를 누구로부터 얻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4성장군 출신으로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유추해 공격한 것이라면 국방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전형적인 정치군인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신통력이 있으면 국회의원보다는 우리 전군을 교육하시는데 남은 여생을 바치시라”고 강조했다.
육군 중장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밤 자신의 SNS에 “민주당이 우리 군보다 북 무인기 항적을 먼저 알았다면, 이는 민주당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고 자백하는 것 아닌가”라며 지난달 29일 ‘북한 무인기가 P-23 구역을 왔다 간 것 같다’고 밝힌 김 의원을 직격했다.
신 의원은 “김 의원이 그런 의문을 제기했을 당시엔 정작 우리 군도 국방부장관도 국가안보실도 대통령도 그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시점이었다”며 "김 의원은 그 내용을 누구로부터 어떤 경로로 제공받았는지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신 의원은 육사 37기로 김병주 의원보다 3기 선배이자 방공작전 통제권을 지닌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과 서울방어를 책임진 수도방위사령관을 지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병주 의원을 향한 집중 공격은 전날 대통령실의 설명과 같은 맥락이다. 전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방공 레이더에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 안쪽에 스친 항적이 뒤늦게 발견됐고, 군이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스치고 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 지난 3일”이라며 “야당 의원(김병주 의원)이 언론에 주장한 말은 당시 시점으로는 국방부도 합참도 모르는 것이었는데 이런 자료는 어디에서 받았느냐”고 김 의원을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물론 여당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당한 김 의원은 ‘어제밤 잠을 못잤다’고 말했다. 너무 어이없고 황당했기 때문이란 설명과 함께다. 김 의원은 “30분만 투자하면 누구나 유추할 수 있는 것을 모르는 대통령실이 황당한 공격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에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지도를 볼 줄 아는 서울시민이면 알 수 있는 사항”이다 “북한과 내통한 게 아니냐는 투로 이야기해서 너무나 어이없고 황당해 밤잠이 안 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방위가 끝나고 나서 구글 지도에 비행금지구역을 표시해보니 비행금지구역 북단을 연해서 (무인기가) 지나갔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대통령실이 뚫렸다고 봐야 한다. 비행금지구역에 적기가 들어왔다는 건 완전한 경호작전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방공진지 위치도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방공진지는 제일 높은 데 있어야 한다”며 “용산은 주변 빌딩 숲에 가려져 있어 민간 아파트나 민간 기업 빌딩에 진지를 만들어야 해 올리는 데 제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다 보니 전체 비행금지구역을 커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위치일 수 있다. 대통령실 이전 때부터 안보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것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 문제도 있지만, 국군통수권자가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안일한 자세, 책임지지 않는 자세, 문제를 제기한 야당 의원조차 다른 프레임으로 보니까 개선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만약 국방부가 제출한 비행궤적이 100% 정확하다면 비행금지구역에 침범한 것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국방위 질의 때 국방부 스스로가 비행궤적이 정확한 것이 아닌, 무인기가 식별된 지점들을 연결한 선에 불과하다고 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정확한 궤적을 모르는 상황에서 39년의 군 복무 경력과 4성 장군 출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내린 추론을, 마치 북한으로부터 정보를 하달받은 결과로 매도하고 있다”며 “국방위원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스스로들의 무능함을 폭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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