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초부자감세 프레임, 李 리스크 시선돌리기”

민주, 감액수정안 무게…이재명 ‘서민감세’ 군불

국힘 국조 보이콧, 민주 탄핵소추 모두 ‘신중모드’

내년도 예산안의 최대 쟁점인 법인세를 두고 여야가 맞서는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상섭 기자
내년도 예산안의 최대 쟁점인 법인세를 두고 여야가 맞서는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강행 통과시키며 정국이 급랭한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 국회 현안 처리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특히 김진표 국회의장이 15일로 시한을 못박은 예산안 처리는 야당의 ‘단독 감액 수정안’ 엄포에 변수가 커지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보이콧’을 언급하는 분위기이고,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거부할 경우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며 강공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양당 모두 여론 추이를 살피며 후속 조치를 밟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도 예산안 및 예산 부수법안을 둘러싼 논의를 이어간다. 여야는 이날까지도 예산안 감액 규모, 법인세 인하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유예 등 양당의 가치와 철학이 맞부딪히는 지점에서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4%에서 22%로 인하하는 정부 안을 고집하는 한편 민주당은 이를 ‘초부자감세’로 규정하고 절대 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오히려 중소·중견기업 법인세율을 20%에서 10%로 대폭 낮추고 근로소득세 과세 기준 조정 등 ‘서민감세’를 여론전 카드로 꺼내 들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법인세 인하 주장을 이어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 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법인세 인하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사회주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중국도 법인세를 인하하는데 민주당이 당의 정체성을 운운하며 초부자감세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여당에 초부자감세 프레임을 씌우는 이유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본인 사법 리스크에서 국민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으로, 연말까지 예산안 대치 국면으로 끌고 가며 ‘무능한 정부’ 공격을 이어가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민주당은 점차 감액 예산안 단독 처리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여당이) 민생예산 확보에 발목을 잡는다면 민주당은 더는 물러날 길이 없다. 민생경제를 지키기 위한 민주당 수정안을 발의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주도로 서민감세를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 대표는 “초부자감세도 막고, 동시에 그 액수에 상응하지는 못할지라도 국민 다수를 위한 감세를 하면 서민예산 증액과 같은 효과도 있다”고 주장하며 “초부자감세가 아닌 국민감세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중소·중견기업 법인세 인하 외 다른 분야의 서민 생계에 도움이 될 만한 감세안들을 추가로 만들어서 (민주당 단독) 수정안 내용을 더 풍족하게 만들 수 있도록 방법을 찾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국정조사 스텝은 더욱 꼬이는 형국이다. 전날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에 국민의힘 소속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전원이 사퇴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 참여 없이도 야 3당 단독으로라도 국정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힘도 국정조사 전면 보이콧에는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자칫 ‘야당판’ 국정조사로 흘러갈 우려가 있는 데다 국민여론 역풍을 우려해서다. 송언석 수석은 “(전날 위원들이) 사퇴하더라도 새로운 사람이 들어가서 국정조사를 할 수도 있는데 왜 국조 보이콧으로 해석하느냐”며 거리를 뒀다.

민주당도 이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 시 즉각 진행하겠다던 탄핵소추안 발의는 템포를 살짝 늦추는 모습이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15일까지는 예산안 처리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며 “국정조사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당이 국정조사에서 충분히 문제를 지적하고, 이 장관 거취에 대한 성토도 쏟아내는 등 분위기 조성이 된다면 추가 대응시점을 고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원내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원내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