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단계, 초기 조치→실질적 비핵화→완전한 비핵화 3단계
“포괄적 구상” 정치·군사 조치 개괄적으로 공개…여전히 ‘빈칸’
통일부 “정치·군사 조치, 미국 등 당사국 관련돼…조율 추진”
“상대해주지 않을 것” 北 호응 미지수…“실효적 구상, 긍정 기대”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21일 대북정책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포함한 통일·대북정책을 최종적으로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북미관계 정상화 지원·평화협정 체결·군비통제 등 일부분이 공개됐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조치는 빠져있다. 대신 비핵화 단계를 ▷초기 조치 ▷실질적 비핵화 ▷완전한 비핵화 3단계로 구분하고 이에 따른 조치 사항을 도식화했다.
통일부는 이날 정부의 통일·대북정책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윤 대통령의 주요 연설을 통해 제시된 통일·대북정책을 종합해 3대 목표, 3대 추진원칙과 5대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하고, 비핵화 단계별 조치 사항을 정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를 계기로 발표한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 등 정치·군사분야 조치가 발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먼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한다면 초기 조치로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보건·의료, 식수·위생, 산림, 농업 등 민생협력사업을 시범 추진한 후 비핵화 단계에 따라 사업을 확대한다. 이를 토대로 비핵화 정의·목표(end state)를 설정하고 로드맵이 마련되면 비핵화 진전에 따라 경제. 정치·군사 분야 포괄적 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두 번째 실질적 비핵화 단계에서는 앞서 정부가 발표한 대로 남북공동경제발전위원회(가칭)를 설치해 ▷발전·송배전 인프라 지원 ▷항만·공항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 5대 사업을 추진한다. 정치·군사분야에서는 북미관계 정상화 지원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논의 시작,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단계를 밟는다.
세 번째 ‘완전한 비핵화’ 단계에서는 2단계에서 가동된 남북 경제협력을 본격화하고, 정치·군사분야에서는 북미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체결 등 실질적 평화체제 구축, 군비통제 본격화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앞서 담대한 구상을 발표하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로드맵 ‘비핵·개방·3000’과의 차이점에 대해 초기 단계부터 경제지원 조치를 강구한다는 점에 차이점이 있으며, 실질적 비핵화 단계에 맞춰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정치·군사 분야 조치로 준비해 두었다며 ‘포괄적인 구상’이라고 강조해왔다. 다만 그동안 정치·군사 분야 조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발표에는 개괄적인 내용이 담겼지만 여전히 구체적이지 않다. 통일부는 “정치·군사분야 조치들은 남북한 외에 미국 등 당사국들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구체적 방법론에 있어서 상호 입장차를 조율해 나가며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라는 비전 아래 ▷일체의 무력도발 불용 ▷호혜적 남북관계 발전 ▷평화적 통일기반 구축 3대 추진원칙과 ▷비핵화와 남북 신뢰구축의 선순환 ▷상호 존중에 기반한 남북관계 정상화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과 분단 고통 해소 ▷개방과 소통을 통한 민족동질성 회복 ▷국민·국제사회와 함께하는 통일준비 등 5대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다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윤 대통령이 담대한 구상을 발표한 지 나흘 만에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이라며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거부했다. 통일부는 “현시점에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만 가지고 있다면 이행할 수 있는 현실성 있고 실효적인 구상인 만큼,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제의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해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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