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실감 후원·자원봉사 감소

연탄은행 텅텅·기업 후원까지 침체

“코로나 확산기때보다 심각” 한숨

연말을 앞두고 취약계층을 돕는 단체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고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길어지면서 ‘온정의 손길’마저 끊기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단체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보다 후원금이 절반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12월 앞두고 연탄창고 ‘텅텅’=21일 현재 밥상공동체 서울 연탄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연탄은 적정량(100만장)의 10% 수준인 10만5000장이다. 해당 단체가 연탄을 지원하는 단체는 대부분 취약계층으로, 겨울 내내 연탄을 사용하려면 가구당 최소 1000장이 필요하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0여 가구에 연탄을 지원하는 동두천 연탄은행은 5가구가 한 달을 버틸 수 있는 수준인 연탄 1000장만이 창고에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 연탄은행의 연탄 보관 수량도 예년 대비 10% 미만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연탄 창고가 텅 빌 정도로 침체된 이유는 후원과 자원봉사자가 크게 감소해서다. 서울 외곽 지역에 사는 연탄 가구를 위해 배달에 나서는 자원봉사자도 줄면서 직원들이 연탄을 배달하는 일도 잦아졌다. 서울 연탄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후원은 55% 감소했고, 자원봉사자는 30% 정도 감소했다”며 “연탄도 목표량 300만장을 달성하려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돌봐야 할 대상이 늘어 현 상황이 더 막막한 단체도 있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는 올해 임시보호 아기 수가 지난해보다 60% 가량 늘어난 74명이지만 정기 후원자는 30% 줄었다. 서울에 있는 한 미혼모 단체도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후원 물품인 아기 옷이 크게 줄었다.

▶“후원자 사과 전화에 슬픔 배로”=취약계층 지원 단체들은 코로나19 확산기보다 현재의 경기 침체 분위기가 더 심각하다고 말한다. 한 복지 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기에는 다같이 상황을 이겨내자는 분위기도 있고, 기업 후원에 변동이 큰 편이 아니라 현상 유지 정도는 됐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정기 후원자 뿐만 아니라 물품 지원, 기업 후원까지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후원을 중단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늘었다. 양승원 주사랑공동체 사무국장은 “‘경제 사정이 많이 어려워졌다’, ‘가계를 폐업해서 후원을 잠시 중단하겠다’며 정기 후원을 중단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경기가 많이 안 좋아졌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가 사실상 확실시 되면서 당분간 기부 문화 침체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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