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딸과 현지지도 이례적
핵무력 과시·내부 결속 도모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사이의 김주애로 추정되는 딸을 전격 공개하면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18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사한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면서 현지지도한 김 위원장이 딸과 나란히 한 사진을 여러 장 보도했다. 북한이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하지 않은 최고지도자 자녀의 모습을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북한은 19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이어 20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이틀 연속 공개하기까지 했다.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부인과 딸과 함께 셋이 나란히 걷는 모습을 비롯해 김 위원장이 딸을 뒤에서 안은 채 발사 장면을 지켜보거나, 한쪽 손으로 딸의 어깨를 감싼 채 다른 손을 치켜뻗으며 환호하는 등의 모습을 전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딸을 공개한 것을 두고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뿌리를 다지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은 “그동안 일련의 핵 프로그램 고도화를 통해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선언하고 차기 미국 정부 출범까지 내다보고 핵군축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지도자의 확고한 리더십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장치의 일환으로 딸을 전격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다른 곳도 아닌 신형 ICBM 발사 성공 현장을 통해 딸의 존재를 공개한 것을 두고 4대 권력세습 후계구도와 연결시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딸 공개와 관련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고 면밀한 계산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노동신문이 ICBM 시험발사한 날을 ‘사변적인 날’, ‘역사적인 날’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런 역사적인 날에 김 위원장이 자신의 세 아이 중 한 명을 데리고 등장을 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노동신문이 ‘정론’을 통해 “우리 후대들의 밝은 웃음과 고운 꿈을 위해 우리는 평화 수호의 위력한 보검인 핵병기들을 질량적으로 계속 강화할 것이며 그 길에 애국의 아낌없는 마음을 다 바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을 두고 사실상 ‘핵 세습’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가족 동반은 ICBM 시험발사 성공의 자신감과 성과를 가족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라며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권력의 속성을 잘 아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 후계자의 조기등판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 실장도 “지금 후계구도를 이야기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딸과 함께 한 모습을 공개한 것은 딸 개인이 아닌 백두혈통 자체를 부각시킴으로써 누구도 여기에 시비 걸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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