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시장, 경제 불황 지속 ‘먹구름’… 자재 값 인상·자금 조달 어려움 등 ‘적신호’

인천경제청, 이런 상황속에 송도6·8공구 사업 청사진 재수립 옳은가

유 시장-김 청장, 실무협상 끝난 이 사업 민선6, 8기 연속 제동 ‘난항’ 예상

인천 송도6·8공구 개발사업 조감도
인천 송도6·8공구 개발사업 조감도

2023년 건설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 수주가 대폭 감소해 3년 내 최저치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기준금리 상승, 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을 꼽았다. 건설 시장의 앞날은 역대급 빙하기를 겪고 있는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건설 경기의 침체 지속이 한국 경제에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금리의 역습은 시작됐고 달러 강세로 인해 외환위기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건설시장은 자재 값 인상, 자금 조달 어려움, 미분양 증가 등으로 적신호다. 건설비용 예측도 불가능할 정도가 됐다. 주요 자재 대부분이 2년 전보다 평균 40% 이상 올랐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의 금융비용이 늘어나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등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좌초되는 개발사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건설 경기는 6년 이상의 장기 불황을 겪고 있다. 건설사들도 무너지거나 위기에 놓이는 입장이다. 현재의 상황도 ‘기시감(旣視感)’ 같아 건설 경기가 매우 우려된다.

침체된 건설 경기에 따른 경제 불황속에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6·8공구 중심부 개발사업이 걱정스럽다. 이 사업은 박남춘 인천시장 민선7기 시정부 말기 때 법원 중재를 통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우선협상대상자(블루코어PFV) 간에 실무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인천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의 조건부 가결로 계약 협약만 남겨 놓은 상태다.

하지만, 유정복 인천시장 민선8기 시정부가 출범하면서 협약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실무협상 당시 특정인과 특정단체의 151 초고층 빌딩 고수, 세대수 산정 지적 등의 주장들 때문이다.

더욱이 ‘우연인지, 악연인지’는 모르지만 유정복 인천시장과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민선6기 시절 이 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 취소 통보에 따른 소송으로 난항을 겪기도 했다. 15년 동안 이 사업은 제자리 걸음을 하다가 ‘우여곡절(迂餘曲折)’ 끝에 민선7기 때 양자 간 실무협상으로 재추진됐다. 그러나 유 시장-김 청장이 민선8기로 다시 돌아오면서 이 사업은 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전임 시장의 실적을 이어받는 듯한 모양새가 현직 시장이 다시 검토해야 하는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을 바라보면 걱정스럽다.

더욱 힘들어진 건설시장 악조건속에서 자신들 입장만 내세우고 있는 듯하다. 현실을 직시한다면, 자기들 명분만 내세울 때가 아닌 듯 싶다.

송도6·8공구 개발사업이 될까, 말까 할 만큼 건설 경기가 최악인 경제 불황속에서 5조원 규모에 이르는 사업 자금은 이제 8~9조원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우선협사대상자 입장에서도 상당히 걱정되는 부분이다. 사업 자금 조달 문제로 제2의 강원도 레고랜드 처럼 안되라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경제청은 민선8기 시정부 목표 및 시민들의 요구사항 등을 적극 반영해 우선협상대상자와 추가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다 짜놓은 판을 다시 비꾸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송도6·8공구 중심부 내 103층 랜드마크타워를 다각적인 추진 방안, 여건 등을 면밀히 재검토해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계획을 수립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상호협의를 통한 조정 협상을 마무리해 기본협약 체결, 산업부의 개발계획 변경 등 후속 행정 절차들을 재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민선7기 때 마무리된 실무협상은 인정하지 않고 민선8기 시정부와의 재협상 후 협약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렇다면,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침체된 건설시장에 의한 경기 불황과는 상관 없다는 것인가.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는 사업 자금, 얼어붙은 건설시장, 분양 불확실성 등과는 상관이 없는 것 처럼, 현실은 뒤로한 채 유 시장-김 청장 민선8기 시정부는 그저 자신들 명분만 내세우고 있을 뿐이다.

15년 전 인천경제청이 원하는 개발 방향에 따라 국제공모 지침대로 이 사업은 추진됐었고 우선협상대상자도 이미 선정됐었다. 따라서 인천경제청은 이 사업 성공을 위해 관리·감독의 역할을 하면 된다. 이제와서 정해진 판을 다시 바꾸려는 의도는 국제공모 지침을 스스로 무시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위법으로 판단되면, 종잡을 수 없는 법적인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다.

만약, 사업 청사진을 바꾼다면 자재 폭등 등으로 눈덩치 처럼 늘어날 수 있는 사업 자금에다가, 금리 인상, 건설시장 불안 등에 대한 대비책은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명분만 고집하다가는 이 사업은 또 다시 소송에 휩싸일 수 있고 소송 분쟁으로 인해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도 개발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다 된 밥에 재뿌리다’가 그 책임은 누가질 것인지, 걱정스럽다.

민선6기에 이어 민선8기 때까지 와서 또 다시 이 사업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닐지, 유 시장과 김 청장의 진짜 속셈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