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처럼 유동인구 많은 골목

홍대·종로구 등 서울 도심 40%

불법증축물·쓰레기더미 등 위험↑

“보행 환경 확보·위험성 인지 필요”

300여명의 사상자를 낳은 ‘이태원 참사’는 폭 3~4m의 골목에서 벌어졌다. 좁은 골목은 위급한 상황 시 통행과 접근이 제한되는 사각지대로 손꼽힌다. 사고 현장에 불법증축물 설치 사실도 드러나면서 골목길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홍대·종로 등 서울 도심 지역에는 사람이 몰릴 경우 위험할 수 있는 폭 4m 미만 골목길이 40% 가까이 밀집돼 있다.

서울시는 골목길을 상업 지구나 역사 지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을 2018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이 사업에 따르면 골목은 서울 시내 424개 동 가운데 286개 동에 분포돼 있다. 당시 서울시는 주거 지역인 폭 1~1.5m 골목(용산구 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이나 폭 0.6~2m 골목(성북구 성북동 선잠로2길)을 파악해 시범사업지로 선정하기도 했다.

역사와 문화가 깊은 골목은 테마형 거리나 상권으로 만들어져 관광 명소가 되기도 한다. 종로구 익선동이 대표적이다. 한때 버려진 동네로 불리기도 했던 동네는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이 생기면서 상권이 다시 발달했다.

문제는 이런 골목들이 위급 상황 시에 상당히 취약하고 불법건축물이나 쓰레기 등 통행 장애물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는 점이다. 전동킥보드 주차처럼 무작정 공간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이태원 참사 현장이었던 해밀톤 호텔에서는 불법 테라스(폭 1m 추정), 행사 부스(폭 1m), 분홍 가벽 등으로 통행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건축법상 도로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폭이 4m 이상 확보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런 방해물들로 인해 통행 폭이 3m 가까이로 줄며 인파가 더욱 밀집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임대료를 위해 불법으로 소규모 공간을 만들거나 시설물이 불법 증축 단속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지자체는 이런 불법 건축믈에 대해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를 할 수 있다. 사고가 일어난 현장의 불법 증축물에 대해 용산구청은 이행강제금을 부과했지만 철거 등 확실한 조치까지는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골목은 기본적으로 통행자 급증, 쌍방향 통행 심화 등이 발생하면 보행이 제한되는 시간 당 통행 가능 인원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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